"베네수엘라 대선 불투명했다"…중남미 좌파정부까지 비판 가세

입력 2024-08-01 01:43   수정 2024-08-01 16:25

"베네수엘라 대선 불투명했다"…중남미 좌파정부까지 비판 가세
브라질 이어 콜롬비아, 개표자료 공개 촉구…칠레 "결과 못 미더워"
마두로, 野후보 당선 인정한 페루와 단교 선언…군·경 동원해 시위 차단 시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대통령선거 부정 개표 의혹으로 국제사회의 질타를 받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에 대해 '이념적 연대와 동지애'를 강조하던 중남미 주변국 좌파 정부들까지 비판에 가세하고 나섰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베네수엘라 선거 과정을 둘러싼 심각한 의혹은 베네수엘라 국민을 심각한 폭력의 양극화로 이끌고 국가를 영구적으로 분열시키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베네수엘라 정부에 투명한 개표 자료 공개를 촉구한다"고 적었다.
콜롬비아 역사상 최초로 좌파 정부를 수립한 페트로 대통령은 이어 베네수엘라 출신 남미 독립 영웅인 시몬 볼리바르의 이름을 거론하며 "라틴아메리카는 민주주의, 자유, 평화의 지역이 돼야 한다. 이것은 해방자 볼리바르의 마지막 슬로건"이라고 강조했다.
페트로 대통령의 이런 메시지는 역내에선 남다른 무게감을 지닌다.
국경을 마주한 양국 좌파 정부가 최근 유달리 친밀감을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콜롬비아 페트로 대통령은 2022년 8월 7일 취임하자마자 약 3년여간 끊겼던 베네수엘라와의 외교 관계를 복원했다. 양국 무력 분쟁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국경 지대 육로 교량의 차량 통행도 7년 만에 재개했다.
페트로 대통령은 또 지난해 마두로 대통령을 보고타에 초청해 환담하며,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제재로 고전하던 베네수엘라를 국제사회에 합류하도록 하기 위한 지원군을 자처하기도 했다.



베네수엘라 대선을 둘러싼 중남미 좌파 지도자의 우려와 비판은 콜롬비아가 처음은 아니다.
평소 마두로를 옹호하던 '남미 좌파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도 앞서 베네수엘라 대선 과정에 대한 투명성을 강하게 요구한 바 있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 역시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강한 의구심을 숨기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중도좌파 성향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베네수엘라 선거 당국은 개표 결과를 온전히 공개해 혼란의 여지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개표 과정에서의) 사기 증거가 확인됐다는 정보는 아직 제게 없다"며 유보하는 태도를 보이면서도 2006년 자신이 멕시코 대선에서 패한 뒤 제기했던 선거 부정 의혹을 언급하며 간접적으로 투명성 보장을 역설했다.



지난 28일 대선과 29일 선거관리위원회의 마두로 3선 확정 발표 이후 빚어진 개표 부정 논란과 반정부 시위로 최소 11명(인권단체 포로페날 집계)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페루 외교부는 전날 민주 야권의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를 '베네수엘라 대통령 당선인'으로 간주한다고 발표했다.
정부 차원에서 민주 야권 후보를 대통령 당선인으로 언급한 건 페루가 처음이라고 영국 BBC방송 스페인어판(BBC 문도)은 보도했다.
이에 베네수엘라는 페루와의 단교를 선언하고 최소 한 달간 카라카스∼리마 항공편 운항을 차단했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또 '좌파 아이콘'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동상을 깨부술 만큼 강경 태세를 보이는 시민들의 시위를 사전 차단하기 위해 군·경의 도심 순찰을 강화했다.
베네수엘라 일간 엘나시오날은 "카라카스 내 아르헨티나 대사관에 피신한 민주 야권 측 인사 6명에 대한 압박 강도 역시 높아졌다"며 이날 대사관 주변에 요원이 배치됐고, 대사관 내부 전기는 일부 차단됐다"고 보도했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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