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서부 90여곳서 산불 '활활'…콜로라도 주민 1명 사망

입력 2024-08-01 09:57   수정 2024-08-02 16:36

美 서부 90여곳서 산불 '활활'…콜로라도 주민 1명 사망
로키산 인근 마을 불타…캘리포니아 북부 산불은 역대 5위 규모 확산
"극도로 건조하고 평년보다 3∼8도 높은 기온에 화재 다발"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뜨겁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미국 서부 내륙 곳곳에서 산불이 동시다발로 일어나 지속되면서 피해를 키우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미국합동화재센터(NIFC)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 전역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산불은 총 95건에 달하며, 이들 화재는 서울 면적(605㎢)의 약 15배 크기인 총 8천823㎢를 태웠다.
산불이 발생한 지역은 플로리다주를 제외하고 대부분 미 서부 내륙에 속한다.
AP통신은 "거의 100개에 달하는 대규모 화재가 미 서부 지역을 불태우고 있다"고 전했다.
NIFC의 산불 목록에 따르면 오리건주가 35건으로 가장 많고, 이어 캘리포니아 12건, 아이다호 10건, 워싱턴주 8건, 몬태나·유타·애리조나 각 6건 등이다.
콜로라도주 덴버 인근에서도 전날 각기 다른 3곳에서 산불이 발생해 이중 한 곳에서는 인명피해를 냈다.
AP와 CNN 등에 따르면 로키마운틴 국립공원의 동쪽 기슭이자 볼더 카운티의 북쪽인 리옹 마을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택 5채를 태웠으며, 피해 주택 중 한 채에서 사망자 1명의 유해가 발견됐다.
'스톤 캐니언 파이어'로 명명된 이 산불은 현재 소방관 150명이 달려들어 진압하고 있지만, 진압률 0%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또 덴버 서쪽의 소도시 코니퍼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로 575가구에 대피령이 내려졌으며, 덴버 북쪽 지역에서 발생한 '알렉산더 마운틴 파이어'로 이 일대 야산 28㎢가 소실됐다.
이날 덴버 지역의 기온은 섭씨 38도까지 치솟아 이들 3곳의 불길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캘리포니아 북부의 뷰트 카운티에서 발생한 화재도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 24일 시작된 이 산불은 이날 오후 4시 10분 기준으로 39만1천200에이커(약 1천583㎢)를 태워 캘리포니아주 역사상 5번째로 큰 피해 규모를 기록했다.
이 산불의 피해 면적은 로스앤젤레스(LA)시(약 1천299㎢)보다 커졌으며, 서울 면적과 비교하면 2.6배 수준이 됐다. 이 화재로 파손된 건조물의 수도 360여채로 늘었다.
현재 5천800여명의 인력과 500여대의 소방차, 소방헬기 40대가 동원돼 불길과 싸우고 있지만, 진압률은 18%에 그치고 있다.
이 산불은 40대 남성이 불에 타는 자동차를 18m 높이의 협곡에 밀어 넣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현지 검찰은 이 용의자를 체포해 조사 중이며, 조만간 기소할 예정이다.
NIFC는 미 서부의 단기 기상 조건에 대해 "습도가 5∼15%인 극도로 건조한 공기가 남부 캘리포니아와 남부 그레이트 베이슨 분지, 콜로라도 상공에 지속되고 기온은 평년보다 3∼8도(섭씨 기준) 높을 것"이라며 화재에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mi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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