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생존 가능성 희박해 사망자 수 더욱 늘어날 듯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인도 남부에서 몬순(우기) 폭우로 발생한 대형 산사태 관련 사망자가 계속 늘어 300명에 육박하고 있다.
1일(이하 현지시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케랄라주 와야나드 지역 메파티 타운 인근 언덕 마을들을 덮친 산사태로 지금까지 최소 276명이 사망했다.
산사태 직후 30여명으로 파악된 사망자 수는 시간이 흐를수록 늘고 있다.
케랄라 주당국이 전날 227명이 여전히 실종된 상태라고 확인했다. 이들 실종자가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희박해 사망자 수는 더욱 불어날 수 있다.
희생자 대부분은 차(茶)밭에서 일했던 이들로, 밭이나 주변 소형 주택에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주당국은 산사태로 인한 부상자 200여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고 5천590여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군 병력을 포함한 구조대원들은 수색 및 구조 작업을 이어가는 한편 산사태로 파괴된 도로들과 대형 다리 하나를 재건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구조대원들은 이어지는 폭우와 약해진 지반 등으로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산사태는 피해 지역에 지난달 29일과 30일 572㎜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일어났다. 산사태는 지난달 30일 오전 1시 15분께 처음 발생했으며, 3시간 후 더 강력한 두 번째 산사태가 뒤따랐다.
이 때문에 약 10㎢의 지역이 두꺼운 흙더미로 뒤덮였고 주택과 공공 인프라 등도 파괴됐다.
케랄라주는 인도에서 홍수와 산사태에 취약한 지역으로 꼽힌다. 무분별한 개발도 잦은 재해 발생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주정부 집계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케랄라에서는 폭우와 산사태 등으로 약 900명이 사망했다. 2018년 대홍수 때는 주 전역에서 483명이 숨지기도 했다.
인도에선 보통 6월부터 9월까지 이어지는 몬순 기간에 1년 강수량의 대부분이 집중된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에는 몬순 기간이 평소보다 길어지고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 탓에 극한 폭우 등 기상 이변이 잦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yct94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