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석유제품 수입 2배↑…대미흑자 50억달러→23억달러로 '축소'
(세종·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김동규 기자 = 7월 한국의 대미(對美) 수입이 79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월 50억달러 안팎이던 대미 무역흑자 규모도 절반 수준인 20억달러대로 줄어들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7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대미 수입은 79억2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8.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한국의 대미 수입이 월간 기준으로 70억달러를 넘긴 것은 2022년 1월(71억1천만달러)·5월(72억달러)·8월(77억8천만달러)과 올해 7월을 포함해 총 4차례가 전부다.
7월 한국의 대미 무역에서 수입이 가장 크게 증가한 품목은 석유제품이다.
석유제품은 휘발유, 경유, 제트유 및 등유, 나프타, 중유, 윤활유 등을 말한다.
지난달 1∼25일 기준으로 석유제품 수입은 작년 7월보다 2배 가까운 93.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수입한 석유제품은 총 3억7천만배럴 규모로, 국가별로는 미국에서 수입한 제품이 9천만배럴로 가장 많았다.
한국은 2020년대 들어 미국으로부터 원유 수입도 크게 늘리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기 어려워지면서 이를 대체하기 위해 중동산 원유와 함께 미국산 원유 수입을 늘린 영향이다.
미국이 원유 생산을 늘리고 가격경쟁력을 강화하면서 국내 정유업계도 석유제품 수요 감소 등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미국산 원유 비중을 높이며 수입선 다변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미국산 원유 수입 비중은 2010년 10.7%에서 2021년 12.4%, 2022년 13.2%, 2023년 14.2%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
7월 대미 무역에서는 석유제품 외에도 합성수지, 에틸렌, 프로필렌 등 석유화학 제품 수입이 38.5%, 자동차 수입이 17.9% 증가해 수입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수입 증가에 따라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도 23억달러로, 작년 대비 15.1% 축소됐다.
올해 들어 친환경차 수출 호조 등 영향으로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상반기 월 41억∼55억달러 수준에서 움직였는데, 7월 흑자 규모는 이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축소된 것이다.
무역업계 한 관계자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한국의 대미 수출 증가와 이로 인한 미국의 무역적자 확대가 자칫 한국에 대한 보호무역 조치를 강화하도록 자극하는 요인이 되지 않을지 우려가 있었다"며 "미국의 무역적자 축소로 이런 우려 또한 불식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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