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리 총재 "물가압력 완화…너무 빨리, 많이 낮추지 않을 것"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5.00%로 0.25%포인트(p) 인하했다.
이날 열린 BOE 통화정책위원회(MPC)에서 위원 9명 중 5명이 0.25%포인트 인하에 찬성했다.
BOE는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해 8월까지 14회 연속으로 금리를 인상한 이후 올해 6월까지 7차례 연속 동결했다.
BOE가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경기 부양을 위해 사상 최저인 0.10%로 낮춘 이후 4년여 만에처음이다.
영국 기준금리는 2008년 4월(연 5.25%) 이후 16년 만의 최고 수준이었다.
앤드루 베일리 총재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충분히 완화돼 오늘 금리를 인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영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 5, 6월 두 달 연속 BOE의 공식 목표치인 연 2%였다.
발표 전 금리선물시장에서 인하 확률이 60%로 반영되는 등 금융시장 전망은 엇갈렸는데, 이날 실제로도 '5 대 4'의 근소한 표차로 인하가 결정됐다.
지난 6월 위원회에서는 동결 의견 7명, 인하 의견 2명이었다.
베일리 총재는 "우리는 물가상승률이 낮은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확신이 필요하며 너무 빨리 또는 너무 많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이라며 "낮고 안정적인 물가상승률이 국가 경제성장과 번영을 지지하기 위한 최선"이라고 말했다.
BOE가 앞으로 몇 달간 연속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작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에너지 비용 등 앞으로 발표될 물가상승률이 2% 수준에서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가 8월 한 차례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파운드화는 0.8% 떨어진 1.276달러로 4주 만의 최저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금리 발표 이후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은 "오늘 금리 인하는 환영할 만한 소식이지만, 수백만 가구는 여전히 높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직면했다"며 "정부는 수년간의 저성장 이후 우리 경제의 근간을 고치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논평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지난달 31일 종료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9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시작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6월에 기준금리를 연 4.25%로 0.25%포인트 인하했고 7월에는 동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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