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문제·수출규제 언급 관련 "정확성 결여" 지적…공식 항의는 안해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지난달 26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중일 외교장관 회담 당시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 발언을 중국 정부가 무단으로 자국에 유리한 쪽으로 바꿔 발표했다고 판단해 이의를 신청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가미카와 외무상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회담 이후 중국 정부 발표 내용에 대해 "정확성이 결여됐다"는 의사를 물밑으로 전달했다.
다만 일본 외무성은 공식적으로 항의하지는 않았으며 중국 측이 가미카와 외무상 발언을 수정할 가능성도 작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 정부는 당시 가미카와 외무상이 "하나의 중국을 견지(굳게 지지)하는 일본 입장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고 소개했다.
또 일본 반도체 수출 규제와 관련해서는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며 "중국과 건설적인 소통을 유지하고 적절하게 처리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들 내용에 대해 일본과 중국 외교 소식통들은 가미카와 외무상 실제 발언이나 일본 정부 견해와 차이가 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일본 외무성은 회담 이후 배포한 자료에서 가미카와 외무상이 대만 문제에 대해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고, 수출 규제에 대해서는 아예 외무상 발언을 소개하지 않았다.
닛케이는 "일본은 대만을 자국 일부라고 주장하는 중국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한다'는 1972년 일중 공동성명 견해를 변경하지 않았다"며 "승인 등 확정적 표현을 피해 해석 여지를 남겨 대만 귀속 문제를 애매하게 처리해 왔다"고 짚었다.
이어 "중국 발표 내용은 공동성명 문구와 달라 중국 주장을 일본이 명확하게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수출 규제에 대해서도 가미카와 외무상은 '적절하게 처리한다'고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외교 의례상 회담 상대 발언을 소개하는 경우 그 나라 양해를 얻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이번에는 중국 외교부로부터 사전 연락이나 조정은 없었다고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가미카와 외무상 발언을 변경한 배경과 관련해 닛케이는 "중국이 일본과 대화 노선을 본격화하려면 일본으로부터 외교상 양보를 끌어냈다는 구실이 필요하다"는 일본 외교 당국 관계자 견해를 전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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