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동결·인하 시사, 일 인상, 영 인하…연말 日기준금리 0.5% 예상
금리인하 기대감에 지난달 채권 ETF에 역대 최대 390억달러 유입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미국, 일본, 영국이 거의 동시에 금리를 결정하며 다른 선택을 했지만, 결국엔 일본 외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대체로 미국에 보조를 맞출 것으로 전망됐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각국 통화정책 차이가 벌어지면서 주요 3개국 중앙은행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일본은행이 31일 금리를 0.15%포인트 인상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금리를 동결하며 9월 인하 신호를 줬다. 1일엔 잉글랜드은행(BOE)이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몇 달 전 캐나다, EU, 스위스, 스웨덴이 금리를 먼저 내리면서 주요국 간 통화정책 차이가 시작됐다.
HSBC 홀딩스의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제임스 포머로이는 "중앙은행들이 대체로 같은 상황을 보면서 다른 결론에 이르렀다"며 "이 때문에 회의 때마다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의 9월 금리인하는 금융시장에서 확실시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채권시장에 몰려오면서 지난달 채권 ETF에 역대 최대 규모인 390억달러가 유입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스트라테가스 데이터를 인용해서 보도했다.
영국은 추가 인하 신호를 보냈지만, 회의 때마다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1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기준금리가 0으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하진 말라"라며 "0은 거대한 세계적 쇼크의 산물이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이 1일 이코노미스트 4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68%가 연말까지 일본 기준금리가 0.5%로 0.25%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인상 시기로 10월은 약 24%, 12월은 44%가 제시했다.
금융시장에선 일본이 내년에 1회 추가 인상해서 연말 기준금리가 0.75%에 이를 것으로 봤다. 또 최종 금리 수준을 1%로 예상했다.
미즈호증권의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 우에노 야스나리는 "임금과 인플레이션 선순환에 관한 자신감이 부족하다"며 "연준이 금리인하를 시작하면 엔화 강세와 함께 인플레이션이 완화하면서 금리 인상의 허들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이 미국, 유럽, 영국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그동안 일본 초저금리 시대에 축적된 글로벌 거시 불균형이 축소되고 엔화, 달러화, 주식 등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선 엔 달러 환율 목표를 140엔으로 새로 설정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금은 국내 요인이 주요해서 선진국마다 금리 조정 속도가 다르겠지만 차이가 오래 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뱅가드 그룹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 로저 알리아가-디아즈는 "첫 인하 시점이 다를 수 있지만 연준이 시작하면 대부분 발을 맞출 것"이라고 관측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각국 중앙은행이 세계 최대 경제국가이자 기축통화국인 미국과 전면적으로 따로 움직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가령 캐나다가 금리를 내리면 미국과 금리차가 커져서 캐나다 달러에 절하 압박이 커진다.
한편, 체코 중앙은행은 1일 기준금리를 연 4.5%로 0.25%포인트 낮추며 '매파적 인하'를 단행했다. 기존엔 0.5%포인트씩 4차례 인하했다.
체코 중앙은행은 물가 상승 압박이 지속되고 통화가치가 하락하자 금리 인하 속도를 늦췄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31일 두 달 연속 금리를 동결하며 인상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 이에 헤알화 가치가 최대 1.4% 하락했다.
칠레는 1년에 걸친 인하 사이클을 중단했지만, 콜롬비아는 0.5%포인트 인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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