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보잉, 첫 엔지니어 중국인…현재는 대부분 인도서 구해"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이 미중 갈등 속 인도에서 중국보다 거의 20배 많은 엔지니어를 채용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중국의 보잉 채용 사이트에는 5개의 채용 공고가 떴으며 그중 3개가 엔지니어링에 관한 것이다.
반면, 인도에서는 83개 채용 공고가 떴고 그중 58개가 엔지니어링 업무다.
이는 중국보다 19배 많은 것으로, 이러한 중국과 인도의 채용 규모 격차는 최소 몇 주간 이어졌다.
보잉은 중국에서 약 2천200명을 고용하고 있다. 그러나 상업 항공기 규모가 중국의 약 6분의 1인 인도에서는 6천명 이상을 채용하고 있다.
SCMP는 "보잉의 첫번째 엔지니어는 중국 출신이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엔지니어를 인도에서 고용하고 있다"며 "미국이 지정학적 우려 속에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가운데 인도는 중국으로부터 제조 기지 다변화를 꾀하는 미국 기업들의 허브로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보잉이 1916년 매사추세츠공대(MIT)를 졸업한 베이징 출신의 웡추를 자사의 첫번째 항공 엔지니어로 채용했고, 웡추는 보잉이 훈련 비행기를 설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향후 보잉이 첫 전용 여객기를 생산하는 길을 닦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1970년대 이후 보잉은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며 중국에 엔지니어링, 유지 관리, 연구 센터, 737 기종 완성·인도 센터 등 다양한 합작 벤처를 설립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보잉의 737맥스 기종이 2018년과 2019년 잇달아 대형 사고를 내고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분위기는 바뀌었다.
그 사이 중국은 자체 여객기 C919를 내놓으며 보잉과 프랑스 에어버스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동시에 보잉보다 에어버스에 새로운 항공기 공급을 요청했다.
반면 인도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미국 기업들이 자국에 기술과 제조 기지를 구축하도록 적극적으로 구애 해왔다.
지난 1월 보잉은 약 2억달러(약 2천750억원)를 투자해 자사의 해외 최대 시설인 '보잉 인도 엔지니어링 기술 센터'(BIETC)를 인도 벵갈루루에 열었다.
인도는 현재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국내선 항공 시장이 됐다.
싱가포르국립대 아미텐두 팔릿 선임 연구원은 SCMP에 보잉이 인도에서 입지를 확대한 것은 인도 항공 시장의 급속한 성장과 중국으로부터 사업을 다각화하는 전략인 '중국 플러스 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에어버스 역시 인도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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