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기후위기·지정학적 긴장 등이 향후 변수
2023년 상품무역량은 전년대비 1.2% 감소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세계무역기구(WTO)가 세계 곳곳의 지정학적 변수 등을 고려해 올해 글로벌 상품무역량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예상치보다 0.7%포인트 내렸다.
2일(현지시간) WTO에 따르면 최근 발간한 연례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상품무역량 성장률을 2.6%로 제시했다. 지난해 10월 초 WTO가 예상한 올해 성장률 3.3%보다 낮은 전망치다.
보고서는 "금리인하 가능성은 무역 성장에 긍정적 요소이지만 기상이변과 보호주의 무역 확산, 분쟁을 비롯한 지정학적 긴장 등은 무역 전망에 불확실성을 더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2025년 상품무역 성장률은 3.3%로 예상됐다. 장기적 전망이어서 불확실성은 더 크지만 모든 지역에서 수출입 규모가 성장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올해보다 더 긍정적인 수치가 제시됐다.
지난해 상품무역량은 전년 대비 1.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 글로벌 상품무역이 3.0% 성장한 데 비하면 코로나19 대유행이 물러난 데 따른 무역 회복 현상이 뚜렷하진 않았던 셈이다.
달러 기준 무역액으로 따진 지난해 상품무역은 감소 폭이 더 컸다. 24조1천억 달러(3경2천935조여원)로, 2022년 대비 약 5% 감소했다.
보고서는 "인플레이션으로 가계소득이 줄고 기업 수익이 잠식되면서 전기차와 태양광 패널 등 일부 상품을 빼고 무역 집약적 상품 수요가 감소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은 이런 현상을 더욱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반면 여행과 운송 등 서비스 무역은 큰 성장을 기록했다.
글로벌 서비스 무역액은 지난해 7조5천400억 달러(1경252조여원)로, 전년 대비 9% 성장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난 뒤 성장세를 보여온 여행업과 금융 서비스 등이 이런 추세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은 "정치적 불안정에도 최근 세계 무역은 놀라울 정도의 회복력을 보였고 지난해 30조 달러가 넘는 상품·서비스 무역 규모는 기록적 수준에 근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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