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변호사 접고 외조…첫 '세컨드 젠틀맨' 이어 '퍼스트' 타이틀 관심
전처와 사이에 아들·딸…해리스를 '마멀라'(엄마+카멀라)로 호칭
'자식없는 여자' 공세에 의붓딸 "귀염둥이 아이들이 있는데 어떻게…" 반격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2일(현지시간) 선출되면서 미 역사상 첫 '퍼스트 젠틀맨'이 나올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해리스가 첫 여성 부통령이 되면서 미국에서 최초로 '세컨드 젠틀맨'이 된 남편 더그 엠호프(59)는 해리스 부통령이 올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첫 '퍼스트 젠틀맨'이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갖게 된다.
지금까지 미 역사상 여성 대통령은 없었고 '퍼스트 젠틀맨'도 없었다.
해리스와 같은 나이인 엠호프는 아내의 외조자로 잘 알려져 있다.
미 서부 오클랜드 출신인 해리스와 달리 엠호프는 동부인 뉴욕에서 태어나 10대 때 캘리포니아로 이주했으며 서던캘리포니아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그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30년 넘게 변호사로 활동했다. 베너블, DLA 파이퍼 등 굴지의 로펌에서 파트너 변호사로 연봉 120만달러를 벌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 후 2017년 해리스가 연방 상원의원이 되고, 2021년엔 사상 첫 여성 부통령에 오르는 데에는 엠호프의 '외조'가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가 많다.
상원 의원이 되자 워싱턴 DC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해리스를 위해 그는 자신도 본거지를 옮겼다.
잘 나가던 변호사였지만 아내가 부통령에 취임하자 이해충돌 소지를 피하기 위해 로펌을 그만두고 아내 조언자로서 역할에 나섰다.
이후 워싱턴DC 조지타운대 로스쿨에서 방문 교수를 지내며 몸을 낮췄다.
정부 내에서는 백악관 옆 아이젠하워 행정부 건물에 사무실을 두고 부통령 관저 감독, 보좌진 관리 등의 책임을 맡았다.
특히 유대인으로서 미국 내 유대인 커뮤니티와 적극 협력하며 백악관을 잇는 역할을 해왔다.
그는 '세컨드 젠틀맨'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쳐 AP 통신은 엠호프가 37개 주, 14개 나라를 방문했다고 전했다.
지난 2022년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축하 사절로 방한하는 등 외교 사절로도 활동했다.
방한 당시 그는 전쟁기념관을 방문하고 방송인 홍석천 씨와 광장시장을 돌아보는 등 한국문화를 체험하고 그 사진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또 자신의 법률 지식과 무료 변호 경험 등을 활용, 법률 지원 확대에 대한 정부 정책을 안내하고 법무부 시민권 부서와 법률 지원 기관을 연계하기도 했다.
그는 이달 예정된 2024 파리올림픽에도 미 대표단을 이끌고 폐막식에 참석할 계획이다.
엠호프는 해리스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이던 2013년 지인의 소개로 만나 1년 만인 이듬해 결혼했다.
엠호프와 해리스 사이에 낳은 자식은 없지만, 둘은 2008년 엠호프가 이혼한 첫 번째 아내와 사이에 낳은 콜(30)과 엘라(25)의 두 자녀를 키웠다.
성인이 된 두 자녀는 해리스 부통령을 '새엄마'라는 말 대신 엄마와 카멀라를 합친 '마멀라'(Momala)라고 부른다.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이 예전에 해리스 부통령 등 민주당 주요 인사들의 가족 문제를 공격한 것이 드러나면서 이들 가족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밴스는 2021년 7월 폭스뉴스에 출연해 해리스 등을 겨냥해 고양이들과 함께 사는 중년의 독신 여성을 비하해서 일컫는 의미가 담긴 "자식이 없는 캣 레이디"(childless cat ladies)라고 공격했던 것이다.
밴스 상원의원의 발언이 최근 회자하면서 논란이 됐고, 이에 딸 엘라가 직접 나서 해리스를 감쌌다.
엘라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콜과 나와 같은 귀염둥이 아이들이 있는데 어떻게 '아이 없는' 사람이 될 수 있나"라며 "나는 세 부모님(해리스와 엠호프, 친엄마) 모두를 사랑한다"고 적었다.
NBC 방송에 따르면 파슨스 디자인스쿨을 졸업한 엘라는 잡지 표지 등에 등장하며 모델 겸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2021년 유명 에이전시인 IMG 모델과 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또 '소프트 핸즈 니트 클럽(Soft Hands Knit Club)'이라는 유명 뜨개질 클럽에서 뉴욕시 지역 주민들에게 자신이 만든 재료를 사용해 뜨개질을 가르쳤다.
그는 자신을 다재다능한 예술가이자 크리에이터라고 소개하고, 뜨개질과 반려견 사진 등을 공유하며 인스타그램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아들인 콜 역시 해리스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결혼식에서는 해리스가 주례를 맡기도 했다. 해리스는 당시 피플지에 "아이들이 내게 부탁했다"며 "너무 멋졌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콜은 2020년 잡지 글래머(Glamour)와의 인터뷰에서 고등학교 3학년 때 해리스를 처음 만났고 좋아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그녀를 만나 멋진 저녁 식사를 했다"며 "나는 아버지가 특별한 사람을 만났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USA 투데이에 따르면 콜은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와 제니퍼 애니스톤 등이 공동으로 설립한 미국 제작사 플랜B 엔터테인먼트에서 임원 비서(executive assistant)로 일하고 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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