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정보 소식통, 유대교 명절 '티샤 베아브' 기간 언급
CNN "대리세력과 조율 속 수일내 이뤄질 수 있어"…중동 전운 고조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란이 자국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당한 데 대한 보복을 천명한 가운데 그 시점이 이달 12∼13일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서방의 정보 소식통들은 이란과 대리세력들이 유대교 명절인 '티샤 베아브' 기간을 노려 이스라엘에 보복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가 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와 영국이 합작한 아랍 매체 스카이뉴스아라비아를 인용해 보도했다.
티샤 베아브는 기원전 6세기 이스라엘왕국의 예루살렘성전, 이른바 '솔로몬성전'이 신바빌로니아제국에 파괴된 것을 애도하는 기간이다. 올해 티샤 베아브는 8월 12∼13일이다.
이들 서방 정보 소식통은 이란이 이스라엘에 중요한 이 시기를 노려 공격할 경우 이스라엘 내 공포를 극대화하고 역사적인 아픔을 상기하게 만드는 심리적·상징적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마스가 작년 10월 7일 유대 명절 초막절(수코트)이 끝난 직후 안식일을 노려 이스라엘을 기습해 허를 찔렀던 것과 비슷한 효과를 노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1973년 이집트와 시리아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발발한 제4차 중동전쟁도 유대교 중요 명절인 '속죄의 날' 욤키푸르 기간에 시작됐다.
스카이뉴스아라비아는 이런 종교적 명절 기간에는 이스라엘 당국이 외부의 군사적 도발보다는 내부 폭동을 예방하는 데에 더 중점을 둘 수 있다는 점에서 기습 공격시 이스라엘이 더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예루살렘포스트는 이란이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이 폭격당한 데 대한 보복으로 지난 4월 13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이스라엘에 대대적인 공습을 가했을 때 날아온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등 발사체의 99%가 이스라엘과 동맹국에 격추됐고 직접적인 타격은 몇차례에 불과했다고 짚었다.
이란의 보복 대응 시점과 관련, 미국 CNN 방송은 수일 내로 이뤄질 수 있고 이는 중동의 이란 대리세력과의 조율 속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미 당국자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 당국자들은 이란의 보복 공격이 지난 4월 단행된 이스라엘 본토 공격과 비슷할 수 있지만, 더 큰 규모로 더욱 복잡하게, 역내 이란 대리 세력과 조율하에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스라엘과 맹방인 미국은 본격 대비 태세에 나섰다. 이스라엘은 장거리 미사일 격추 훈련을 실시했으며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탄도 미사일 방어 역량을 갖춘 복수의 해군 순양함 및 구축함을 중동과 유럽으로 추가로 배치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신임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이튿날인 지난달 31일 새벽 하니예가 살해당한 후 이란과 그 대리세력 '저항의 축' 무장단체들은 일제히 이스라엘을 공격 주체로 지목하고 보복을 공언하면서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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