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예 숙소 직원들 체포…몇달치 CCTV 영상·투숙객 조사
군·정보당국 간부도 신문…적국 '참수작전' 우려에 이란 초비상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일인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영토 내 에서 암살당한 사건을 수사 중인 이란 당국이 자국 고위 정보 당국자와 군 간부 등 20여명을 체포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정예군인 혁명수비대(IRGC)의 대간첩 정보부대가 암살 사건의 용의자를 추적하는 한편 안보와 경호 실패 관련자들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이란인 소식통에 따르면 이 부대 요원들은 하니예가 지난달 31일 피살 당시 머물던 이란 수도 테헤란 귀빈 숙소의 모든 직원을 격리하고 일부는 체포했다. 이들의 개인 전화기를 비롯한 모든 전자기기를 압수했다.
이들 요원은 귀빈 숙소의 과거 몇 달 치 감시 카메라(CCTV) 영상과 투숙객 명단, 직원들의 출입 기록 등도 조사하고 있다.
또 수도 방어를 담당하는 고위 군 간부와 정보 당국자들에 대한 심문이 이뤄졌으며, 이들 가운데 다수가 체포됐다.
테헤란 국제공항과 국내 공항 출입국장의 수개월분 영상과 운항 비행기도 조사 대상에 올라가 있다.
이란 당국은 이스라엘의 첩보기관인 모사드의 하니예 암살팀 일원이 아직 이란에 있다고 믿고 있으며 이들을 체포하는 것이 목표라고 현지 소식통이 전했다.
하니예가 경비가 삼엄한 귀빈 숙소에서 살해된 것은 이란 입장에선 상당히 치욕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NYT에 따르면 하니예가 묵은 귀빈 숙소는 테헤란 북부의 '네샤트'로 알려진 복합 시설에 속한 건물로, 이란 혁명수비대가 경호를 맡고 있었다.
또 이란 수도는 전날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고 국내외 고위 인사들이 참석해 보안 조치가 강화된 상황이었다.
하니예 암살은 테헤란에 있는 누구라도 이스라엘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불러일으켰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지난 1일 테헤란에서 진행된 하니예 장례식에 참석했을 때 평소보다 경호가 강화됐다.
분쟁 전문 싱크탱크인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전문가 알리 바에즈는 "이란이 자국 영토나 주요 동맹을 보호할 수 없다는 인식은 이란 정권에 치명적"이라며 "기본적으로 적들에게 이슬람 공화국(이란)을 무너뜨릴 수 없을지라도 그 수뇌부를 제거하는 참수작전은 가능하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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