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술봉쇄에도 밀수, 허위선적 등으로 中유입 계속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에도 인공지능(AI) 반도체가 중국 내 전자상가에서 거래되는 등 밀수 등의 방법을 통해 중국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업계 분석가, 전·현직 미국 공무원, 중국 기업 관계자 등과의 인터뷰와 관련 기록을 검토,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규제를 우회해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남부 선전의 전자제품 시장에 즐비한 노점들이 AI 마이크로칩을 판매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로 통한다.
한 업자는 2주 안에 배송 가능하다고 했고, 또 다른 업자는 자신이 최근 미국 엔비디아가 만든 최첨단 반도체 2천개 이상을 탑재한 대량 서버를 홍콩에서 중국 본토로 배송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증거로 지난 4월 1억300만달러 상당의 거래를 주선하며 공급업체와 주고받은 메시지와 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중국 기업들은 미국의 규제를 우회해 새 거래업체도 찾아냈다고 NYT는 전했다. 이 업체는 중국 최대의 AI 서버 제조업체 중 하나로, 엔비디아,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의 협력사이기도 하다.
미국 기업들도 자사 제품을 중국에 계속 판매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냈다.
중국에서는 밀수업자들의 암거래 시장, 밀실 거래, 허위 선적 라벨 등을 통해 AI 반도체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판매를 불법으로 간주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은 미국의 광범위한 기술 봉쇄에도 이를 통제하기란 쉽지 않은 현실을 보여준다.
미국 정부는 AI 반도체와 장비의 중국 수출을 통제했고 중국 기업 수백곳을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규제 명단에 추가했다.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미국 기업들도 매출에 수십억달러 상당의 타격을 입었다. 미국 기업들은 정부 조치로 중국 경쟁업체들에 우위를 제공,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 정부 당국자들은 필요한 조치라면서도 집행에 한계가 있다고 인정한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 역시 최근 인터뷰에서 "이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며, 우리가 이를 완벽하게 해내고 있다는 환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러몬도 장관은 전 세계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가진 중국이 일부 반도체에 접근권을 갖고 있다는 게 놀랄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다만 미 상무부가 법 집행기관, 정보기관, 동맹국들과 협력해 '구멍'을 파악하고, 중국이 어떻게 이를 훑고 지나가는지를 파악해 그 구멍을 메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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