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스라엘은 벌해야"…이스라엘도 '강대강' 각오(종합2보)

입력 2024-08-05 23:56   수정 2024-08-06 16:22

이란 "이스라엘은 벌해야"…이스라엘도 '강대강' 각오(종합2보)
하마스 지도자 암살에 '피의 보복' 재천명…중동 긴장 최고조
"이란, 주변국 자제 요청 묵살" 보도…국제사회, 자제 설득
바이든, 백악관 안보회의 긴급 소집…각국 여행 자제, 항공편 속속 중단


(서울·이스탄불=연합뉴스) 김상훈 서혜림 기자 김동호 특파원 = 이란이 테헤란 내 하마스 지도자 암살의 책임을 물어 이스라엘에 대해 보복을 거듭 예고하면서 중동이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이스라엘도 '선제 타격' 방안을 검토한다는 보도까지 나올 만큼 이란의 위협에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이란이 중동 주둔 미군까지 목표물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백악관 안보회의를 열어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면전을 우려한 미국과 주변 아랍권은 이란을 자제시키려 하지만 이란은 이런 의견을 묵살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미국이 유럽과 중동 내 협력국 정부들에 확전 방지를 위한 메시지를 이란 측에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이란 측은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 대응이 전쟁을 촉발해도 상관하지 않는다"면서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슬람권의 종가' 격인 요르단도 이례적으로 하이만 사다피 외무부 장관을 테헤란에 급파해 막판 보복 자제 설득을 시도했지만 성과가 없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란은 요르단 측에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테헤란에서 암살된 사건과 관련, 타협의 여지가 없으며 과감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은 5일 중동 정세 논의를 위한 긴급회의에서 낸 성명에서 "중동의 긴장 고조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모든 관련 당사자가 보복성 폭력의 파괴적인 순환을 지속하는 것을 자제하고 긴장을 낮추고 긴장 완화에 건설적으로 참여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쇼이구 안보서기도 5일 이란을 급거 방문해 이란 지도부를 만난다.
쇼이구 장관은 확전을 피하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메시지를 이란에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와 이란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밀접한 관계가 됐지만 푸틴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도 친밀하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의무적 보복' 지시를 받은 이란은 타협의 여지가 없다는 이장이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4일 사파디 장관과 회담에서 하니예 암살에 대해 "대응 없이 지나갈 수 없는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중대한 실수"라고 말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5일 "우리는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를 원치 않지만 침략자(이스라엘)는 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니예를 암살했다고 의심받는 이스라엘도 강경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4일 밤 회의에서 '억제적 수단'으로써 이란을 선제적으로 공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같은 날 각료회의에서는 "우리는 벌써 '이란 악의 축'과 다면전을 치르고 있다"며 "우리를 향한 어떠한 공격행위에도 무거운 대가를 물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5일 공군 지하 벙커를 찾아 "공격으로 신속하게 전환하는 것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맹방인 미국도 중동 지역 군사력을 증강하며 대응을 위해 긴급히 움직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5일 국가안보팀과 중동정세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백악관 상황실 안보회의를 소집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 2일 탄도 미사일 방어 역량을 갖춘 복수의 해군 순양함과 구축함을 중동과 유럽으로 추가로 배치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또 중동에 1개 대대 규모의 전투기 추가 파견, 1개 항공모함 타격 전단을 유지하기 위한 핵 추진 항모 에이브러햄 링컨호 타격 전단 출격도 명령했다.

미국 정부는 이란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 중동 내 친이란 세력이 이르면 5일 이스라엘을 겨냥해 대규모 공격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4일 이란과 헤즈볼라의 이 같은 동향을 G7 외무장관들에게 통보하며 "이르면 24∼48시간 안에 공격이 시작될 수 있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공격 시나리오와 관련,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란이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교란하기 위해 목표물의 수를 늘릴 수 있다며 레바논과 예멘·이라크의 '저항의 축' 무장세력 등이 투입된 공격에서 미군이 동시 목표물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이렇게 되면 전장은 최악엔 이스라엘, 이란, 이라크, 레바논, 시리아, 예멘 등 중동 6개국으로 번지게 된다.

중동이 전면전 위기로 빠져들면서 각국은 자국민의 중동 여행을 자제시키고, 항공사들도 중동 노선 운항을 일시 중지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레바논에 머무는 자국민에게 즉시 떠날 것을 권고했고 스웨덴도 베이루트 주재 대사관을 일시 폐쇄하면서 레바논에 남은 자국민에게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다른 나라로 떠나라고 촉구했다.
영국 외무부는 레바논 베이루트에 있는 자국 대사관 직원들의 가족을 현지에서 철수시켰다.
한국 외교부도 본부·공관 합동 상황점검 회의를 열어 재외국민 안전 및 보호 대책을 점검하고 레바논과 이스라엘 등에 체류하는 우리 국민에게 조속히 출국해 달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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