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연구팀 "야간조명 노출 나뭇잎 질겨지고 먹기 어려워…곤충 감소 우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도시화 진행으로 빛 공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밤새 켜져 있는 가로등 같은 인공조명에 노출된 나무는 나뭇잎이 단단해지면서 곤충이 먹기 어려워져 생태계 먹이사슬을 위협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과학원(CAS) 생태환경연구센터 장솽 교수팀은 5일 과학 저널 식물 과학 프런티어스(Frontiers in Plant Science)에서 베이징 주요 도로에서 야간 밝기 등 인공조명을 조사하고 주변 나뭇잎을 수집 분석하는 연구에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인공조명으로 야간 밝기가 거의 10% 증가하면서 빛 공해가 인간과 동물의 생체리듬과 광합성 식물에 영향을 미치는 등 생태계 교란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정확한 영향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먹이사슬의 바탕인 식물은 인공조명으로 변화가 생길 경우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밤새 가로등이 켜져 있는 베이징 시내 주요 도로에서 100m 간격으로 30개의 표본지점을 정해 밝기 등을 측정하고, 흔한 가로수인 회화나무와 물푸레나무에서 나뭇잎 5천500여개를 수집해 크기, 단단함, 수분 함량, 영양소, 화학적 방어물질인 타닌 성분 등을 분석했다.
이들은 인공조명에 의한 추가 광합성 자원이 성장에 쓰일 경우 잎이 더 커지는 반면 성장보다 방어에 쓰이면 화학적 방어 물질 등이 증가할 것으로 가정했다. 또 잎의 단단함이나 수분, 영양소 함량 등에 따라 잎이 곤충의 먹이가 될 가능성(초식성)이 달라질 것으로 봤다.
분석 결과 두 종의 나무 모두 야간 인공조명이 밝을수록 잎이 더 질겨졌고, 잎이 단단할수록 곤충에게 먹힌 흔적도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빛이 강한 곳에 있는 가로수일수록 곤충에게 먹힌 흔적이 없는 잎이 더 많이 발견됐다.
곤충이 좋아하는 회화나무는 인공조명에 많이 노출될수록 인(P) 같은 영양소 수치는 낮아지고 타닌 같은 화학적 방어물질은 증가했다. 그러나 곤충이 덜 선호하는 물푸레나무는 빛의 영향을 더 강하게 받아 질소 수치가 높아지고 화학적 방어물질 수치는 낮아졌다.
장 교수는 "이 패턴의 근본적인 메커니즘은 아직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밤에 인공조명에 노출된 나무는 광합성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며 "이때 잎은 추가 자원을 섬유질 같은 구조적 화합물 생산에 할당하고 그에 따라 잎의 강도가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잎이 곤충 먹이가 될 수 있는 특성이 줄어들면 초식 곤충이 줄고 이는 다시 포식 곤충과 곤충을 잡아먹는 새 등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최근 수십 년간 세계적으로 곤충 감소가 관찰돼온 만큼 이런 추세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 출처 : Frontiers in Plant Science, Shuang Zhang et al., 'Artificial light at night decreases leaf herbivory in typical urban areas', https://www.frontiersin.org/journals/plant-science/articles/10.3389/fpls.2024.1392262/f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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