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에 희생된 한국인을 추모하는 위령제가 5일 현지에서 엄수됐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위령제는 이날 오전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앞에서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상덕 재외동포청장은 추도사를 통해 "윤석열 정부는 히로시마의 아픔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며 "희생자분들은 물론 일본에 계신 동포들이 세월의 아픔을 치유하는 가운데 후손들이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작년 5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히로시마를 방문했을 때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위령비를 참배한 바 있다.
한일 양국 정상이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한 것은 처음이었다.
55회째인 올해 위령제에는 임시흥 주히로시마총영사, 김이중 재일본대한민국민단 단장, 사이토 데쓰오 일본 국토교통상을 비롯한 내외빈과 유족 등이 참석했다고 재외동포청은 전했다.
10세 때 피폭된 박정순(89)씨는 위령제가 끝난 뒤 "행사 중에 피폭 당시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머리에 떠올라 눈물이 났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위령비에는 지난 1년간 추가로 확인된 희생자 4명을 포함해 한국인 사망자 2천814명의 명부가 봉납됐다.
한국원폭피해자협회는 한반도에서 일제 강제노역 등으로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히로시마에서 피폭된 피해자를 5만명으로 보고 있고, 이 중 사망자를 3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는 1970년 평화기념공원 밖에 세워졌다가 1999년 공원 안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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