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서 '선제 지원' 주장…정부 "요청 없었다"
가자전쟁 이후 무기수출 사실상 중단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이스라엘의 우방국인 독일에서 이란과 전면전에 대비해 이스라엘 영토 방어를 군사적으로 도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독일 정치권은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에 대한 반성으로 이스라엘 안보를 자국의 존재 이유로 여겨왔다. 그러나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팔레스타인 난민촌 폭격으로 인도적 재앙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무기수출을 사실상 중단하는 등 직접 군사지원은 삼가고 있다.
야당인 기독민주당(CDU) 소속 로데리히 키제베터 의원은 4일(현지시간) 시사매체 슈피겔 인터뷰에서 "독일 정부는 이스라엘이 요청할 때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먼저 나서서 돕고 의회도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방군 대령 출신인 그는 "이란 드론을 요격할 우방국 전투기에 급유하거나 연방군이 보유한 유로파이터 전투기를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 총리실의 펠릭스 클라인 반유대주의 특임관도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이스라엘 정부가 요청할 경우 거부해서는 안 된다"고 거들었다. 이란의 공격에 대한 집단적 자위권 행사여서 독일군이 개입해도 국제법상 문제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러나 독일 정부는 이스라엘에서 군사적 지원 요청을 받지도 않았고 자체적으로 검토하지도 않는다는 입장이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은 군사적 개입에 의회의 결정도 필요하다며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 4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당시 미국·영국·프랑스는 전투기를, 요르단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지상 방공망을 동원해 이스라엘 본토로 날아가는 미사일과 드론을 대부분 요격했다.
독일 공군은 요르단 알아즈라크 공군기지 등 중동 지역에 유로파이터 등을 배치해 대테러 임무를 하고 있으나 이란의 공중공격 방어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독일군 지원은 주장은 미국이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비해 최근 중동 지역에 해·공군 전력을 증파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나왔다.
독일은 군사 지원 여부를 결정할 때 인권과 국제법의 원칙을 따른다는 입장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미국의 기조에 발맞춰왔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피란민이 몰린 가자지구 남부 라파 공습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고조된 지난 5월 미국을 방문해 무기지원 중단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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