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운명의 일주일'…"이스라엘, 이란 보복 막기 힘들 수도"

입력 2024-08-06 10:54   수정 2024-08-06 16:24

중동 '운명의 일주일'…"이스라엘, 이란 보복 막기 힘들 수도"
이란, 아랍권 자제요청 거부…미국 '당근과 채찍' 다 안통해
'저항의 축' 총동원설…보복시 가자전쟁 넘어 미국 연루된 확전 우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이란과 이스라엘의 직접 충돌이 재발할 우려 속에 중동이 숨 막히는 한 주를 시작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의 암살을 둘러싼 양국의 대치는 강대강 치킨게임 양상으로 지속되고 있다.
이란은 대통령 취임식을 찾은 귀빈인 하니예를 자국 영토에서 살해한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 주권 침해에 대가를 묻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무력 보복을 대비하며 실행될 경우 재보복을 불사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쌍방의 경고대로 충돌이 일어나면 중동은 미국까지 휘말리는 더 큰 전쟁 국면에 빠져들 수 있다.
이란의 보복적 군사행동은 이르면 5일(현지시간)로 관측될 정도로 임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전날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에게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란의 공격이 24∼48시간 이내에 이뤄질 수 있다고 알렸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하니예 암살사건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가혹한 징벌이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정소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요르단, 이집트 등 주변국들은 이란에 보복 자제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국도 아랍국들을 통해 보복 자제의 대가로 서방과의 관계 개선 가능성을 제의했으나 역시 거부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화적인 만류뿐만 아니라 군사적 압박도 이란을 움직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은 이란의 보복을 억제하거나 방어할 목적으로 중동에 1개 대대 규모의 전투기를 추가 파견하고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강습단을 출격시켰다.
이스라엘 내에서는 이란의 보복이 확실하다는 정보가 있을 때 선제타격이 추진될 것이라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이란이 억제되고 있다는 신호는 읽히지 않는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전 세계 이슬람권 국가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이슬람협력기구(OIC)는 이란의 요청에 따라 7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긴급회의를 연다.
일단 안건은 이란의 주권을 침해한 이스라엘에 대한 규탄이다.
이번 회의에서 이란 보복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협의가 이뤄질지, 자제를 촉구하는 공감대가 형성될지 아직은 불투명하다.
결국 이란이 이스라엘에 실제로 보복한다면 앞선 공격 때보다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이란은 배후를 자처하지 않은 채 대리세력을 앞세운 이스라엘과의 수십년 '그림자 전쟁'을 멈추고 올해 4월 직접 이스라엘과 충돌한 적이 있었다.
당시 이란은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을 폭격하자 보복으로 미사일, 드론 300여발을 발사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동맹국인 영국, 프랑스뿐만 아니라 주변 아랍국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의 도움을 받아 방어에 성공했다.
무려 99%에 달한 당시 요격률은 이란이 미리 공습 계획을 알려 준비할 시간을 준 '약속대련'이었기 때문이었다는 사후 분석도 뒤따랐다.
그러나 이번에는 당시처럼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더 위험한 상황으로 관측된다.
특히 미국 등 서방 군사정보당국과 싱크탱크들은 이란이 이번 보복에 '저항의 축'으로 연대한 대리세력을 함께 동원할 수 있다고 본다.

여기에는 하마스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멘 반군 후티, 시리아 정부군, 이라크의 카타이브 헤즈볼라 등이 포진한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란보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에서 날아오는 무더기 드론은 이스라엘이 방어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4월 이스라엘이 이란의 드론을 모두 요격할 수 있었던 이유는 1천㎞ 이상을 날아 이스라엘에 오는 데 몇시간이 걸렸다는 데 있다는 얘기다.
이스라엘의 싱크탱크인 알마 연구·교육센터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사거리 350km의 파테-110 미사일 등 수천발의 정밀타격 발사체를 보유한다.
외신들은 이란의 보복을 둘러싼 이 같은 불안과 초조 속에 중동, 특히 가자지구가 '운명의 일주일'을 보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CNN 방송은 "이번 주에 일어날 사건 때문에 가자지구 전쟁의 경로가 결정될 수 있다"고 특히 주목했다.
이란의 보복이 미국 등 다른 국가들이 연루된 역내 분쟁 확대로 악화한다면 가자지구마저 우선순위에서 벗어나는 험악한 형국이 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스라엘은 작년 10월 하마스 기습공격을 받은 뒤 이들 세력의 근거지 가자지구에서 보복 전쟁을 지속하고 있다.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에서 숨진 이들이 4만명에 이른 상황에서 미국 등 국제사회가 주도하는 휴전 협상은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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