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기업결합 신고·심사 제도 개선…"효율성 높아질 것"
(세종=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앞으로 100억원 미만의 영업양수도나 소규모 계열사 합병 등 경쟁 제한 우려가 희박한 기업결합(M&A)은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의무가 면제된다.
기업결합으로 인해 경쟁 제한이 우려될 때 공정위가 부과하는 시정조치는 기업이 스스로 마련해 제시할 수 있게 된다.
공정위는 6일 이런 내용을 담은 기업결합 신고 및 심사제도가 7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자산 또는 매출액이 일정 규모 이상인 기업 간 결합(신고회사 3천억원·상대 회사 300억원)은 공정위에 신고해 심사받아야 한다.
공정위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기업결합에 심사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경쟁 제한 우려가 희박한 기업 결합에 대해서는 신고 의무를 면제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 사모집합투자기구(PEF) 설립 ▲ 상법상 모자 회사 간 합병 또는 영업양수도 ▲ 타 회사 임원 총수의 ⅓ 미만을 겸임하는 경우로서 대표이사가 아닌 임원을 겸임하는 행위 ▲ 계열회사 간 합병 시 합병되는 회사 자체의 규모가 300억원 미만인 경우 ▲ 회사 영업의 일부가 양도되는 경우로서 양도 금액이 양도회사 자산 총액의 10% 미만이면서 100억원 미만인 경우는 신고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PEF가 기업들의 주식을 취득하거나 하는 투자행위를 하는 경우는 현재와 마찬가지로 기업결합 신고 의무가 적용된다.
신속하고 자율적인 기업결합을 위한 '시정방안 자진 제출 제도'도 도입된다.
경쟁 제한성을 해소하기 위한 시정조치를 공정위가 설계해 부과하는 현행 제도를 개선, 기업 스스로 시정방안을 마련해 제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겠다는 취지다.
제도가 시행되면 공정위는 기업결합이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고 기업에 시정방안 제출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잠정적 판단 결과를 결합회사에 통보할 수 있다.
결합회사는 해당 우려에 대한 시정방안을 공정위 심사관에게 제출한다. 심사관은 시정방안이 경쟁제한 우려 해소에 부족하다고 평가할 경우 수정안 제출을 요청할 수 있으며, 필요시 평가 과정에서 전문가 등의 의견도 청취할 수 있다.
결합회사가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기에 적절한 시정방안을 제출하고, 심사보고서 내용에 대해 서면으로 동의하는 경우에는 의결 기간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심사보고서에 대한 의결서 제출 이후 심의 완료까지의 기한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게 된다.
기업결합 신고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온라인 기업결합 신고도 도입된다.
복잡한 기업결합의 경우 주요 쟁점 및 산업구조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등 사전협의를 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도 마련된다.
공정위는 "재·개정된 법률과 행정규칙들이 시행되면 기업결합 신고·심사 제도의 효율성과 효과성이 대폭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trau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