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증시 반등에 엔화 약세 반전…캐리 트레이드 여파는 남은 듯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미국 주식시장 폭락 후 아시아 주식시장이 6일 (이하 현지시간) 강하게 반등하면서 미국 시장 투자자들은 투매는 이제 끝난 것인지 눈치를 보고 있다.
5일째 강세를 보이던 엔화도 약세로 돌아서 일단 안도감을 찾았지만, 이번 폭락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엔 캐리 트레이드는 아직 다 청산됐다고 보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번 폭락 장에서 가장 크게 두들겨 맞은 투자자는 미국 빅테크 기업 주식을 최근에 산 이들이다.
최근 수개월간 빅테크 기업들이 크게 오르면서 지금이라도 비싼 값을 주고 활황장에 편승해야 하는지를 두고 고민하다 뒤늦게 매입했는데 3일 만에 두 자릿수로 하락해버려 손해가 막심하다.
5일 나스닥100 지수는 3% 하락 마감했다. 장 초반의 5.5% 하락세에서는 벗어났지만, 그래도 2022년 이후 두 번째로 낙폭이 큰 날이었다.
최근 주식을 사지 않은 투자자들은 주가가 많이 떨어진 이때를 매수 기회로 삼으려 하지만 추가 하락이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어 상황을 살피고 있다.
에이펙스 트레이더 펀딩의 댄 쿡 투자전략팀장은 블룸버그통신에 "더 좋은 매수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매도세가 조금 완화됐다는 징후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많은 투자자가 긍정적인 신호를 기다리지만 이 신호가 언제 어디서 나올지는 알 수 없다.
올해 상승세를 이끈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 기업 중 6개 사는 이미 실적을 발표했고, 인공지능(AI) 선두 주자 엔비디아는 28일이나 되어야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급회의를 열어서라도 금리를 내려주길 바라지만 그럴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주가가 내려가면서 순익 대비 주가(멀티플)도 낮아졌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나스닥 100 지수 종목들의 멀티플은 24배로 한 달 전의 28배에 비해 하락했다. 하지만 10년 평균치 22배보다는 아직 높다.
가벨리 펀드의 존 벨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테크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터무니없이 싼 것은 아니지만 방어할 만한 수준"이라면서 "많은 빅 테크 기업들이 강력한 성장세와 수익 확대를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금리가 좀 정상화된다면 꽤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캐리 트레이드의 여파는 아직 남은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이나 스위스와 같은 저금리 국가에서 돈을 빌려 고수익 자산에 대한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는 이번에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리면서 많이 청산됐으나 끝났다고 보기는 힘들다.
TIFF 투자관리의 제센 다각화 전략팀장은 "캐리 트레이드 규모가 꽤 컸기 때문에 매도세는 며칠 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투자자들은 손해가 너무 크니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만 팔고 내일 더 팔자고 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이후 5일째 오르던 엔화 가치는 6일 아침 달러 대비 1% 이상 약세로 돌아섰다.
한편 미국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는 주가 폭락 이후 대만 반도체업체 TSMC 주가가 매력적으로 됐다며 최고선호주(Top Pick)로 선정했다.
TSMC의 내년 예상 수익 대비 주가는 16배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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