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부풀려 상장…투자자 수천억대 피해"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베트남 당국이 '부패 척결' 수사를 지속하는 가운데 유명 대기업 회장이 주가 조작 등 유죄가 인정돼 징역 21년 형을 받았다.
6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와 AP·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날 하노이 인민법원은 찐 반 꾸옛(49) FLC그룹 회장에게 징역 21년 형을 선고하는 등 관련 피고인 50명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증시에서 피고인들이 사기를 벌여서 투자자와 증시의 불신을 초래했고 이는 사회의 분노를 낳았다"고 밝혔다.
꾸옛 회장은 자회사인 'FLC 파로스 건설'의 2016년 상장을 앞두고 상장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1조5천억동(약 822억원) 수준인 이 회사 자본금을 3배 가까운 4조3천동(약 2천360억원)으로 부풀렸다.
이에 따라 이 회사 기업공개(IPO)에서 투자자 2만5천800여명이 이처럼 잘못된 정보를 믿고 이 회사 주식을 사들여 4조3천억 동의 피해를 봤다.
그는 또 2017∼2022년에 1억4천600만달러(약 2천10억원) 이상을 횡령한 혐의도 인정됐다.
재판부는 또 관계자 45명 명의로 주식 계좌 500개를 개설, FLC와 자회사 네 곳 주식을 불법 자전거래한 꾸옛 회장의 여동생 찐 티 민 후에에게 징역 14년형, 범행에 가담한 그의 누나 찐 티 투이에게 8년 형을 각각 선고했다.
이 밖에 FLC 측의 허위 자료를 검증하지 못하고 상장을 승인한 호찌민 증권거래소의 쩐 닥 신 전 회장과 레 하이 짜 현 부사장 등 전현직 임직원 3명에게도 직권남용죄로 징역 5년∼6년 6개월을 내렸다.
FLC는 베트남 곳곳에 리조트·골프장 등을 보유한 대형 부동산 개발회사이며, 항공사 뱀부항공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베트남 당국은 지난 수년간 '불타는 용광로'로 불린 대대적인 반부패 수사로 당·정부 고위 관리와 기업 경영진 수천 명을 체포했다.
이 와중에 지난 4월에는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에 해당하는 304조 동(약 16조7천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부동산 개발업체 반 틴 팟 홀딩스의 쯔엉 미 란(68) 회장이 사형 선고를 받았다.
공안부 장관으로 부패 척결 수사를 주도한 또 럼 국가주석이 최근 베트남 일인자인 공산당 서기장에 선출되면서 한동안 반부패 수사의 기세가 수그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럼 신임 서기장은 지난 3일 취임 연설에서 "중단 없이, 성역 없이 부패 척결 노력을 계속하겠다"면서 수사에 더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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