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개간이 벌목보다 탄소배출 더 악영향…"아마존 보호 정책 변화 필요"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생태를 지키기 위해서는 삼림벌채 차단만큼이나 화재 예방과 개간 행위 제한 등이 시급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브라질 상파울루대와 미국 웨이크포레스트대 연구진은 6일(현지시간) 아마존 삼림 벌채의 인위적·자연적 교란에 따른 대규모 탄소 손실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과학 저널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과 브라질 매체 G1이 전했다.
해당 논문 초록을 보면 아마존 열대 우림 중 연구 대상 지역(54만4천300㎢ 면적)을 라이다 기반 통계로 추정한 결과 화재·개간·벌목 순으로 탄소 손실이 큰 것으로 연구진은 파악했다.
강풍 및 기타 교란으로 인한 산림 훼손에 따른 탄소 손실도 작지 않았는데, 이는 자연적인 산림 성장으로 부분적으로 상쇄된 것으로 조사됐다.
아마존 지역 항공 레이저 스캐닝에서 얻은 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인간이 초래한 산림 파괴와 가뭄 등에 따른 화재와 자연 교란이 전체 탄소 배출량의 83%를 차지하는 반면 삼림 벌채의 경우 17%에 불과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AP통신은 최근 아마존을 '불바다'처럼 만든, 극심한 가뭄 이후 발생한 화재로 인한 산림 피해를 강조하는 연구라고 평가했다.
실제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는 아마조나스주(州)를 비롯한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서 올해 2월에만 2천940건의 화재가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는 1999년부터 관련 데이터를 축적한 이래 2월 기준 가장 높은 수치라고 Inpe는 전했다.
건기에 해당하는 지난해 10월에는 아마존 중심부를 흐르는 강이 1902년도 정식 측정 이래 3번째로 낮은 수위를 기록할 만큼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기도 했는데, 당시 브라질 아마조나스주 정부는 62개 지방자치단체 중 60곳에 가뭄 비상사태 또는 그에 준하는 경보를 내린 바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오비디우 실릭(웨이크포레스트대)은 "브라질 지역 산림 황폐화에 대한 전례 없는 수준의 세부 정보를 제공하는 논문"이라고 설명했다.
육상생물의 10% 이상 서식하는 아마존은 지구가 15∼20년간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고 남미 전역에 비를 뿌리는 등 지구 생태계와 기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림 벌채 차단 올인' 위주의 정책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생태학자인 에리카 베렌거는 AP에 "정부 당국은 삼림 벌채를 줄이면 산림 파괴도 줄일 수 있다고 간주하지만, 이는 과학적으로는 틀린 말"이라며 "그건 이번 논문에서도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