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88km 구간서 154km로 운전…정계 진출 과정에선 음주운전 사실 숨겨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가 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60)는 교사 출신의 서민적인 정치인이라는 사실을 부각하고 있지만, 30대 초반에는 음주운전 탓에 학교를 떠날 위기를 겪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간) 네브래스카주(州) 법원 자료 등을 인용해 월즈 주지사가 31세 때인 지난 1995년 음주 과속운전으로 경찰에 체포됐을 당시의 상황을 보도했다.
당시 고향인 네브래스카의 소도시에 위치한 얼라이언스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미식축구팀의 코치로도 활동했던 그는 국도에서 과속하다가 경찰에 단속됐다.
해당 구간의 제한 속도는 시속 55마일(약 88km)이었지만, 월즈 주지사는 96마일(약 154km)로 달리고 있었다.
알코올 냄새를 풍겼던 월즈 주지사는 경찰의 간이 음주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경찰은 월즈 주지사를 구치소에 수감하기 전 혈액검사를 실시한 뒤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했다.
이듬해에 열린 재판에서 월즈 주지사는 난폭운전과 경범죄 혐의에 대한 유죄를 인정했다.
당시 재판 속기록에 따르면 변호인은 유죄를 인정하는 과정에서 월즈 주지사가 미식축구팀 코치 자리에서 물러났고, 학교에도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학생들의 모범이 돼야 할 피고는 학생뿐 아니라 스스로를 실망시켰다"며 "교사 자리를 그만두려고 했지만, 교장의 설득으로 학교를 떠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당시 변호인은 월즈 주지사가 술을 끊었고, 학생들에게 음주 운전의 위험성을 교육하고 있다면서 선처를 구했다.
결국 월즈 주지사는 90일간의 면허 정지와 함께 200달러(약 28만 원)의 벌금을 냈다.
월즈 주지사는 같은 해 네브래스카를 떠나 미네소타로 이사했고, 새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미식축구팀 코치 역할도 맡았다.
월즈 주지사는 약 10년 후 연방 하원 의원에 도전하는 과정에선 음주 운전 사실을 숨겼다.
당시 그의 선거 캠프 담당자는 지역지와의 인터뷰에서 1996년의 재판은 음주운전이 아닌 과속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월즈 주지사가 육군 주 방위군 포병대대에서 복무할 당시 발생한 청력 손상 탓에 경찰관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체포됐다는 식으로 해명하기도 했다.
다만 월즈 주지사는 지난 2018년 주지사 자리에 도전할 때는 음주운전으로 체포됐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지역지와의 인터뷰에서 친구들과 미식축구를 보는 과정에서 술을 마셨다고 밝혔다.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캠프는 월즈 주지사의 음주운전에 대한 WP의 질의에 대해 2018년 지역지와의 인터뷰를 참고하라고만 답했다.
한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지난 2000년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을 당시 24년 전의 음주운전 체포 사실을 인정했다.
kom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