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2차례 비자민 정권 출범 주도…"환경 달라져" 분석도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일본 집권 자민당의 지지율이 비자금 스캔들로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정계 개편 실력자로 통하는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입헌민주당 의원이 최근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 주목받고 있다.
오자와 의원은 50여년간 여러 당을 오가며 과거 2번이나 자민당을 집권당에서 물러나게 만든 정치인이다.
7일 아사히신문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그는 전날 자신이 이끄는 당내 그룹 잇세카이(一??) 모임을 열어 차기 당 대표로 밀어줄 후보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에다노 유키오 전 대표와 옛 민주당 정권 시절 총리를 지낸 노다 요시히코 의원 등 6명 중에서 최종 후보를 결정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오자와 의원은 연임을 노리는 현 이즈미 겐타 대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인식을 보여왔다.
입헌민주당은 자민당이 총재 선거를 계획하고 있는 9월 후반께 당 대표 선거를 치르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야당 결집에 의한 정권 교체를 주장해온 오자와 의원은 국민민주당이나 일본유신회 등 다른 야당과 협력할 인물이 당 대표로 필요하지만, 이즈미 대표 하에서는 협력 체제 구축이 어렵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오자와 의원은 차기 중의원 의원 선거가 정권 교체의 최대 기회라는 인식을 내비치면서 최근 활발한 행보를 보여왔다.
현 중의원 의원 임기는 내년 10월에 끝나지만 정세 변화 등에 따라서는 그 전에 중의원 의원 선거가 치러질 수 있다. 내각제인 일본에서는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하고 조기 선거를 치르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오자와 의원은 옛 민주당 정권 시절 소비세 증세 문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결별한 노다 전 총리와 지난달에만 두차례 식사 자리를 가졌으며 에다노 전 대표 등과도 만났다.
앞서 그는 1993년 정치개혁을 내걸고 지지 세력과 함께 당시 소속했던 자민당을 탈당, 호소카와(細川) 연립정권을 탄생시킨 바 있다.
또 2000년대 들어서는 자신이 대표를 맡던 자유당과 자민당의 연립정당에서 이탈, 옛 민주당과 합당한 뒤 당 대표를 맡아 결국 2009년 총선 승리를 통해 민주당 정권 출범을 이뤄냈다.
오자와 전 의원이 차기 중의원 의원 선거를 정권 교체 기회로 보는 이유로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이끄는 내각과 자민당에 대한 지지율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점이 꼽힌다.
기시다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현지 언론 조사에서 '퇴진 위기'로 평가받는 20%대에 대체로 머물러 있다.
특히 지난 6월 지지통신 조사에서는 자민당 지지율도 19%로, 2009년 자민당이 민주당에 정권을 내준 아소 다로 전 총리 시절의 20%보다도 낮게 나왔다.
다만 오자와 의원이 과거처럼 정계 개편을 주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산케이신문은 "당내 최대 세력을 이끈 옛 민주당 시절처럼 영향력을 발휘할 환경에 있지 않다"고 분석했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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