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본토 진입 최대 공격…"우크라군의 본토 깊숙한 이동 저지"
당국 "주민 수천명 대피, 민간 사상자 발생"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 남서부의 국경지대 쿠르스크주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상전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 본토에서 벌어진 최대 규모 전투다.
리아노보스티,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7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성명에서 "밤새 쿠르스크 국경지대에서 우크라이나군을 파괴하기 위한 작전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군 항공, 로켓, 미사일, 포병대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영토 깊숙이 진입하려는 움직임을 격퇴했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군은 최대 260명의 병력과 전차 7대, 장갑 병력 수송차량 8대, 보병 전투 차량 3대, 장갑 전투 차량 31대 등 50대의 군사 장비를 잃었다고 러시아 국방부는 설명했다.
또 쿠르스크와 가까운 우크라이나 접경지 수미에서 우크라이나 예비군을 패배시켰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날 오전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 국경지대를 공습했으며, 밤사이 러시아 쿠르스크, 보로네시, 벨고로드, 로스토프에 날아온 우크라이나 드론 11대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알렉세이 스미르노프 쿠르스크 주지사 대행도 이날 텔레그램에서 쿠르스크 국경지대에서 드론 3대가 러시아 방공시스템에 격추됐고 지난 24시간 동안 공습경보가 12차례 발령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 전차와 장갑차 지원을 받아 쿠르스크 국경 인근 마을을 공격한 300명 이상 규모의 우크라이나군을 격퇴했으며 이를 지원하기 위해 예비군을 전투 지역으로 보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외신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이 2년 6개월 가까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번 충돌이 러시아 본토에서 벌어진 최대 규모 지상 침투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드론이나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고 있지만 보병을 동원해 습격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분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정부 회의를 주재하며 쿠르스크 지역에 대한 포격 상황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정권이 또 다른 대규모 도발을 감행했다"며 "미사일을 포함한 여러 종류의 무기를 민간 건물과 주거 건물, 구급차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발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데니스 만투로프 제1부총리에게 지역 주민을 돕는 작업을 즉시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양국 군 충돌이 이어지자 이 지역 주민들은 피란길에 올랐다.
스미르노프 주지사 대행은 텔레그램에서 "지난 하루 동안 수천 명이 개인 교통수단을 이용해 포격 지역을 떠났다"며 "120여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300명 이상은 임시 거처에 머물고 있고 당국은 모든 공개 행사를 취소했다고 말했다.
또 전날 밤 전화로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은 지역의 상황을 보고했으며 푸틴 대통령이 모든 지원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쿠르스크 지역 병원 관계자는 우크라이나군 공격으로 이틀간 민간인 5명이 사망하고 2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러시아 보건 당국은 5명이 사망하고 24명이 다쳤으며 이 가운데 13명은 입원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사망한 5명 중 2명은 구급차 운전기사와 구조대원이며 부상자 중 6명은 어린이라고 현지 당국은 설명했다. 스미르노프 대행은 헌혈에 참여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현지 라디오 방송에서 "이는 또 다른 테러 행위"라며 "명백히 평화로운 사람들, 민간인을 겨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자신의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동원령을 3개월간 교묘히 연장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쿠르스크의 피바다로 보냈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날 관련 법안에 서명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공격에 대해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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