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약 100곳 극우시위·30곳 맞불 시위 대비 중"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법원이 흉기 난동 사건 이후 확산한 폭력 시위 가담자에 대한 재판을 빠른 속도로 진행해 약 1주일 만인 7일(현지시간) 징역형을 선고했다.
로이터 통신과 BBC 방송에 따르면 리버풀 형사 법원은 시위에서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데릭 드러먼드(58)와 데클런 게이런(29), 리엄 라일리(41)에게 각각 징역 3년, 30개월, 20개월을 선고했다.
지난달 말 머지사이드주 사우스포트의 한 댄스 교실에서 어린이 3명이 숨진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영국 전역에 폭력 시위가 확산했다. 이번 시위 가담자에 대해 징역형이 선고된 것은 처음이라고 영국 언론은 전했다.
드러먼드는 지난달 30일 머지사이드 모스크(이슬람 사원) 앞에서 벌어진 시위에 참여해 경찰관에게 주먹을 휘두른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됐다.
게이런과 라일리는 이달 3일 리버풀 도심에서 열린 폭력 시위에 참여했다. 게이런은 폭력 난동과 경찰 차량 방화, 라일리는 폭력 난동과 인종차별적 행위에 대해 유죄 판단이 내려졌다.
이들을 기소한 왕립검찰청(CPS)은 이번 판결이 "빙산의 일각"이라면서 더 많은 시위 가담자를 법정에 세우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라일리와 게이런을 대리하는 변호사 브렌던 카빌은 법정에서 이들이 주동자가 아니며 '극우'라는 말의 뜻도 잘 모르고 있었다면서 이들을 본보기로 만들기 위한 판결은 삼가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앤드루 메너리 판사는 "이들은 고의로 난동에 가담해 부상과 파손, 지역사회의 우려를 야기했기에 유사 행위 억제를 위해 만들어진 형량으로 처벌받는 걸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간 이어진 시위로 체포된 사람은 430명, 기소된 사람은 140명에 달한다.
7일 저녁에도 영국 전역에서 극우 시위가 예고돼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날 저녁 극우 반이민 시위는 당초 30여 곳에서 벌어질 것으로 전해졌으나, 그 3배 이상인 100여 곳에서 벌어질 가능성이 있어 경찰이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BBC가 경찰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또한 극우에 반대하는 '맞불' 시위도 약 30건 계획됐다.
극우 시위자들은 망명 신청자에게 법률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법률 사무소나 이민센터 등지를 시위 장소로 지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모스크와 상점은 이날 오후 문을 걸어 잠그고 창과 외벽에 나무판이나 플라스틱판을 덧대는 등 시위대의 폭력 행위에 대비하고 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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