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창사 이래 최대' 14조4천억 규모…시카고 당국은 채권 발행 미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시장 불확실성 속에 이번 주 초반 주춤했던 미국 우량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다시 늘어나면서 7일(현지시간) 발행액이 올해 들어 최대인 44조원가량을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자체 집계 결과 이날 17개 기업이 318억 달러(약 43조8천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 올해 들어 하루 기준 미국 투자 등급 회사채 발행액 가운데 가장 많았다고 보도했다.
발행 기업 숫자는 지난 2월 26일 18개사에 이어 두 번째였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은 이날 창사 이후 최대인 105억 달러(약 14조4천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고, BMW의 발행액도 37억 달러(약 5조1천억원)였다.
이날 회사채 발행이 많았던 배경과 관련, 블룸버그는 기업들이 변동성 장세 속에 시장이 잠잠해진 상황을 놓치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우치다 신이치 부총재는 전날 금융시장 환경이 불안정할 경우 금리 인상을 자제할 수 있다며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 신호를 보낸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주 초반 침체 우려로 안전자산인 미 국채로 자금이 몰리면서 미 국채 금리가 떨어졌고, 5일 우량 회사채와 국채 간 스프레드(금리 차)가 지난해 12월 이후 최대인 112bp(1bp=0.01%포인트)로 벌어지면서 회사채 발행이 주춤했다고 설명했다.
국제금융리뷰(IFR) 자료를 보면 5일 미국 내 투자·투기 등급 회사채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고, 이는 금요일과 휴일을 제외할 경우 올해 들어 13번째였다.
하지만 스프레드는 6일 다시 108bp로 금리 차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최근 미 국채 및 회사채 금리 하락으로 조달 비용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도 있다.
RBC글로벌 자산운용의 안제이 스키바는 회사채 발행이 몰릴 다음 달을 피해 그동안 이연됐던 공급이 나오면서 발행 규모가 늘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매뉴라이프의 마이클 로리지오는 5∼6일 채권 발행을 보류한 기업들이 많았다면서, 전날 발행된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강했던 점도 이날 회사채 발행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은 회사채 발행을 경제가 원활히 기능하고 있는지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 바라본다"며 "회사채 시장이 어려움에 부닥치면 대개 이는 경기 둔화가 앞에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은 최근 증시 폭락이 정상적인 하락(조정) 현상일 뿐 긴 약세장의 개시는 아닐 것이라고 일부 투자자들에 안도감을 심어줬다"라고 평가했다.
반면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당국은 시장 변동성을 이유로 6억4천300만 달러(약 8천869억원) 규모 채권 발행을 미루기로 했다.
한편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하 시사 속에 지난주 미국의 30년물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년 만에 최대로 떨어져 지난해 5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모기지은행협회(MBA)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30년 만기인 고정금리 모기지 금리는 27bp 내려간 6.55%를 찍었고, 기존에 고금리로 대출받았던 주택구매자들의 대환 신청이 몰리기도 했다.
이밖에 지난달 금리 인하 속에 제로쿠폰 채권 발행 규모는 147억 달러(약 20조2천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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