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나토 맞선 다자안보 구상…"제재·간섭·확대관할 반대 메커니즘 완비"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미국 등 서방 진영 견제·포위에 맞서 '새로운 다자 안보 프레임'을 모색해온 중국이 러시아·중앙아시아 국가 등과 함께 '균형 안보'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왕샤오훙 중국 공안부장은 8일 지난달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의 안보 분야 결정 취지를 설명하는 인민일보 기고문에서 "우리에게 유리한 국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주변 안보 사업 협조 메커니즘을 수립·완비해 주변 국가와 안보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특히 "제재 반대, 간섭 반대, 확대 관할(長臂管轄·일국의 법률 적용 범위를 나라 밖까지 확대하는 것으로 중국이 미국의 제재를 비난할 때 자주 쓰는 개념) 반대 메커니즘을 완비해 대외 안보 영역 입법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글로벌 안보 거버넌스 메커니즘 참여를 개선해야 한다"면서 "상하이협력기구(SCO)와 브릭스(BRICS), '중국-중앙아시아 5개국(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 정상회의)', 글로벌 공안 협력 포럼(롄윈강 포럼) 등 메커니즘 플랫폼의 역할을 발휘해 균형 있고 효과적이며 지속 가능한 안보 프레임 구축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지역 분쟁과 글로벌 안보 문제에 함께 대응하고 각국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존중하며 각국의 합리적 안보 우려를 중시해야 한다"고도 했다.
중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나 미국·일본 등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응해 올해 들어 '새로운 안보 프레임' 구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피력해왔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5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도 '새로운 안보 프레임'을 언급했다.
2001년 6월 중국·러시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 등 6개국으로 출발한 지역 안보 협의체 SCO는 2017년엔 인도와 파키스탄을, 2023년에는 이란을, 올해 벨라루스를 회원국으로 각각 받아들이며 세를 키워왔다.
브릭스는 2006년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이 창설한 뒤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합류했고, 지난해에는 이집트·이란·아랍에미리트(UAE)·에티오피아가 새 회원으로 가입했다. 말레이시아가 지난달 가입을 신청하는 등 40여개국이 관심을 보인다.
이날 왕샤오훙 부장의 언급은 중국 주도 다자 안보 프레임을 'SCO-브릭스-중앙아시아 5개국'을 중심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설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왕 부장은 전통적인 국가 안보 개념을 넘어 경제·사회 분야와 우주·심해·극지·인공지능(AI) 등으로 확장한 '대안보(大安全)' 개념을 중국의 국가 안보관으로 제시했다.
그는 '국가 안보'의 범위에 대해 "정치·군사·국토·경제·금융·문화·사회·과학기술·인터넷·식량·생태·자원·핵·해외이익·우주·심해·극지·생물·AI·데이터 등 여러 영역을 포함한다"며 "전통적 국가 안보관을 깬 것이고, (안보의 범위는) 시대 및 실천의 발전에 따라 끊임없이 풍부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과 국가사업 측면에서 고품질 발전과 고수준 안보의 통합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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