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일본이 올해 국가 공무원 급여를 32년 만에 최대폭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특히 갈수록 취업 시장에서 공무원 인기가 낮아지는 상황을 감안해 초임 공무원 급여 인상 폭은 10%대로 논의하고 있다.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일본 공무원 인사행정을 담당하는 합의제 행정위원회인 인사원은 8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4년도 국가공무원 급여 인상 권고안을 내각과 국회에 제시했다.
인사원은 이번에 공무원 월급여 인상폭(행정직 기준)으로 2.76%를 권고했다.
이는 1992년도 2.87% 이후 32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특히 한국으로 치면 5급 국가공무원 공개경쟁 채용시험(옛 행정고시)을 거치는 대졸 종합직에 대한 초임 인상 폭을 14.6%, 고졸 일반직은 12.8%로 각각 제시했다.
인사원은 보너스도 일부 증액을 요청했다.
권고안대로 시행되면 행정직 공무원(평균 연령 42.1세) 평균 연봉은 691만6천엔(약 6천514만원)으로, 22만8천엔가량 늘어난다.
인사원은 민간 기업 임금 인상에 따라 공무원과 연봉 격차가 벌어진 데다 젊은 층 이탈 등으로 우수한 국가 공무원 인력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인 점 등을 권고 이유로 꼽았다.
실제 올해 봄 치러진 종합직 시험 신청자 수는 1만3천599명으로 전년보다 5.4% 줄며 현행 제도가 도입된 2012년 이후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번 권고안을 전달받고 "현 정부가 벌여온 임금인상 등 정책에 기여하는 내용"이라며 "제대로 받아들여 논의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인사원의 급여 권고는 국가공무원법에 의한 것으로, 일본 정부의 수용 여부는 관방장관 등이 참여하는 관계 각료회의에서 최종 결정한다.
NHK는 권고안대로 급여가 인상되면 정부의 인건비 총액은 금년도 당초 예산보다 3천820억엔(약 36조원) 늘어나고 이에 준해 지방공무원 급여도 오르면 지자체의 인건비는 6천470억엔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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