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체포·기소·선고 계속…이번 주말 고비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에서 극우 반이민 시위가 당국의 강경한 대응과 맞불 시위대로 일시적으로 가로막혔으나 소강국면으로 보기엔 이르다는 경고가 나왔다.
마크 롤리 런던경찰청장은 8일(현지시간) 스카이뉴스에 "거리에 경관 수천 명을 배치한 경찰의 무력시위와 지역사회의 단결된 시위가 어려움(극우 폭동)을 물리쳤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날 저녁 영국 전역의 이주민 지원센터 등 100여 곳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반이민 시위는 극히 적은 수의 지역에서 소규모로만 벌어졌으며 지난달 말부터 1주일간 이어진 폭력 난동은 거의 없었다.
극우 시위가 예상된 곳에는 반극우 시위자 수천 명이 몰려 "인종주의 극우 반대", "여긴 우리의 거리"라는 구호를 외쳤다. 일간 가디언은 이를 두고 반인종주의 시위자들이 '인간방패'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롤리 청장은 "그들(극우 폭력 시위자)이 애국자라거나 명분이 있어서 시위를 한다는 건 허튼 생각"이라며 "그들 대부분은 폭력 난동 혐의로 기소될 것이고 몇 년 징역을 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예고됐던 대규모 극우 시위가 없었던 것은 폭력 시위자에 대한 신속한 사법처리, 검찰의 테러 혐의 적용 경고, 시위 대응 경찰관 수천 명 배치, 대규모 맞불 시위 등 복합적인 이유때문으로 보인다.
스카이뉴스는 전날 시위 가담자 3명에 최고 3년 징역형이 선고됐고, 거리 곳곳의 폐쇄회로(CC)TV와 경찰관 몸에 부착된 카메라 등으로 사후 체포가 대거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억지력을 발휘했을 수 있다고 풀이했다.
앞서 개빈 스티븐스 경찰서장협의회(NPCC) 회장은 "몇 시간의 멍청한 행동이 당신이 창창한 미래, 앞으로 가질 수 있는 일자리, 갈 수 있는 곳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이것이 젊은 시위자에게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것이다.
8일에도 '고속 재판'은 계속돼 사우스포트에서 폭력 난동에 앞장선 혐의로 기소된 존 오말리(43)와 리버풀 폭력 시위 가담 및 공격용 무기 소지 혐의를 인정한 윌리엄 넬슨 모건(69)에 대해 각각 징역 32개월이 선고됐다.
또한 지난 주말 맨체스터에서 폭력 시위를 벌인 혐의로 5명이 기소됐으며,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와 잉글랜드 브리스틀 등지에서 폭력 시위 가담 혐의로 여러 명이 체포됐다.
당국은 극우 폭력 사태가 끝났다고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경고했다. 이번 주말에 또다시 난동이 벌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고 BBC 등은 전했다.
다이애나 존슨 내무부 경찰소방 담당 부장관은 스카이뉴스에 "앞으로 며칠 내로 사건이 있을 수 있다는 추가 정보가 있다"며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티퍼니 린치 경찰연맹 회장도 BBC 라디오에 신속한 처벌이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도 폭력 시위가 끝났는지 말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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