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역사상 最大 단백질…독성 조류 감시·화학산업 등 활용 가능"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대규모 어류 폐사를 일으키는 독성 황갈색 조류(Prymnesium parvum)에서 독소를 만드는 거대 단백질이 발견됐다. 이 단백질은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큰 단백질보다 질량이 25%나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브래들리 무어 교수팀은 9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조류 '프림네시움 바르붐'이 독소를 만드는 과정을 연구하던 중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큰 단백질(PKZILLA-1)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또 이 단백질을 만드는 거대 유전자와 독소가 만들어지는 화학반응도 규명했다며 이 결과가 어류 폐사를 일으키는 독성 조류를 감시와 신약 개발 등을 위한 새로운 화학물질 합성 전략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큰 단백질은 사람 근육에 있는 티틴(titin)이다. 티틴은 길이가 최대 1㎛, 질량이 3.9메가달톤(MDa)에 달해 일반 단백질보다 90배 더 크다. 단백질 질량 단위인 달톤(Da)은 산소 원자 질량의 16분의 1에 해당한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독성 황갈색 조류 프림네시움 파르붐이 대규모 물고기 폐사의 원인이 되는 프림네신 독소를 어떻게 만드는지 밝혀내기 위해 조사하던 중 거대한 단백질 'PKZILLA-1'과 'PKZILLA-2'를 발견했다.
프림네시움 파르붐은 민물과 바닷물에 사는 단세포 생물로, 체내에서 물고기와 다른 물 호흡 동물의 아가미를 손상하는 독소인 프림네신을 생성한다.
분석 결과 PKZILLA-1은 질량이 4.7MDa로 기존 최대 단백질 티틴보다 25% 이상 컸으며, PKZILLA-2도 3.2MDa로 일반 단백질보다 수십 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어 프림네신 생산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찾기 위해 게놈 염기서열을 분석, PKZILLA-1과 PKZILLA-2를 만드는 거대 유전자를 확인했다.
또 이들 단백질이 프림네신 독소를 만드는 데 어떻게 관여하는지 알아보는 추가 실험을 통해 효소로 작용하는 이들 단백질이 239가지의 연쇄 화학반응에 관여해 최종적으로 프림네신 독소를 만든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 찾아낸 PKZILLA-1과 PKZILLA-2의 유전자 정보를 활용하면 앞으로 민물과 바닷물 속에 어류 폐사를 일으키는 독성 조류가 얼마나 있는지 감시하는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조류가 복잡한 독소를 만들기 위해 진화시킨 생물학적 메커니즘은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화학물질 조립 전략으로 새로운 의약품과 소재를 개발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어 교수는 "자연이 화학적 마법사를 어떻게 진화시켰는지 이해하면 이를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데 적용할 수 있다"며 "이 연구 결과가 실험실에서 미래 의약품과 소재를 개발하는 새로운 화학적 가능성을 열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출처 : Science, Bradley Moore et al., 'Giant polyketide synthase enzymes in the biosynthesis of giant 1 marine polyether toxins', 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do3290
scite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