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머 총리·경찰 간부와 통화에서 메시지 전달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영국에서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전국적으로 폭력 사태가 확산한 것에 대해 찰스 3세 국왕이 "상호 존중과 이해"로 국가가 단결하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찰스 3세는 9일(현지시간) 저녁 키어 스타머 총리, 개빈 스티븐스 전국경찰서장협의회(NPCC) 회장 등과 잇따라 통화해 이번 사태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찰스 3세는 "폭력적인 무질서로 인해 피해를 본 지역의 평화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경찰과 응급 서비스에 감사를 표했다"고 왕실 대변인은 전했다.
찰스 3세는 또 "소수의 폭력과 범죄에 다수의 연민과 회복력으로 대응한 공동체 정신의 많은 사례에 크게 고무됐다"고 말했다고 대변인은 덧붙였다.
찰스 3세는 아울러 "상호 존중과 이해라는 공유된 가치가 계속해서 국가를 강화하고 단결시키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고 대변인은 설명했다.
찰스 3세는 왕실 전통대로 현재 스코틀랜드에서 여름을 보내고 있다.
영국에서는 지난 달 29일 사우스포트의 어린이 댄스 교실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 이후 흉기 난동범이 무슬림 망명 신청자라는 허위 정보가 온라인에서 확산하면서 극우 세력의 반이민·반이슬람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졌다.
여기에 반극우 맞불 시위까지 이어지면서 계층·인종 간 분열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에 일각에선 찰스 3세가 이번 폭력 사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반면 국왕은 정치적 중립에 따라 국내 정치나 문제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 만큼 이번 사태에 입장을 내거나 폭동 피해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역사학자 앤서니 셀던은 BBC에 "국왕은 국가 원수이며, 위기가 진행되는 동안엔 정부 수반인 총리가 위기관리를 맡고 필요한 말을 하는 게 적절하다"며 "국왕이 발언할 시기는 모든 것이 다시 진정됐을 때"라고 말했다.
BBC는 2011년 8월 잉글랜드 폭동 당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일상이 회복된 뒤 현장을 방문한 사례를 거론하며 찰스 3세 역시 소요가 진정되기 전 폭동 피해 지역을 방문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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