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 발목에 성장률 눈높이 줄하향…금리 인하 변수

입력 2024-08-11 06:31  

'내수 부진' 발목에 성장률 눈높이 줄하향…금리 인하 변수
누적된 고금리·고물가 영향 지속…2%대 중반으로 조정
가계부채 증가·부동산 가격 상승에 금리 인하 '부담'


(세종=연합뉴스) 박재현 박원희 기자 =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주요 기관들의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에 대한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고금리·고물가의 누적된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금리 인하 시점이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1일 주요 기관에 따르면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8일 수정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낮췄다.
성장률 하향 조정의 주된 근거에는 내수 부진이 거론됐다. KDI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내수 증가세가 기존 전망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내수는 미약한 수준에 그치면서 경기 회복이 다소 지연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부진한 내수 지표는 최근 발표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에서 확인된다. 2분기 실질 성장률(-0.2%·전기대비)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민간 소비가 0.1%포인트(p) 성장률을 낮췄고 건설투자(-0.2%포인트)·설비투자(-0.2%p) 등 다른 주요 내수 부문도 '마이너스(-)' 기여도를 보였다.
정부 소비만이 0.1%p 성장률을 높였다. 정부가 '민간 부문이 주도한 성장'이라고 자평한 지 한 분기 만에 상이한 모습이 나타난 셈이다.
2분기 GDP 발표 이후 주요 증권사들도 올해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종전 2.7%에서 각각 2.4%, 2.5%로 낮췄다. KB증권과 유진투자증권, 흥국증권은 각각 2.5%에서 2.4%로 낮췄다. 전반적으로 2%대 중후반에서 2%대 중반으로 낮아지는 분위기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민간소비와 건설·설비·지식재산생산물 투자 모두 감소하는 등 내용이 좋지 않았다"며 "내수 회복이 여전히 미약한 단계임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내수 부진의 주된 배경은 고금리·고물가가 꼽힌다.
기준금리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5월 0.50%까지 내려갔다가 2021년 8월 0.75%로 올라간 것을 시작으로 작년 1월 3.50%까지 인상된 뒤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되며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분위기지만, 누적된 고금리 영향이 가계의 소비, 기업의 투자 등에 광범위하게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누적된 고물가도 소비 등의 내수를 얼어붙게 만드는 요인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근로자들의 실질임금은 2022년(-0.2%)과 지난해(-1.1%) 2년 연속 줄었다. 올해 1분기에도 1.7% 감소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 부진이 진행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가계의 실질 소득이 많이 감소한 것"이라며 "물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는데 소득은 그만큼 상승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내수 부진은 자영업자 연체율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높아진 금리로 빚 부담이 커지는데, 소비 둔화로 내수 경기가 부진하면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5월 말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0.69%로 2014년 11월 0.72% 이후 9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올해 남은 기간 성장률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금리 인하 시점이 꼽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4월부터 2%대로 내려가면서 물가 부담이 완화되고 있지만, 금리 부담은 여전하다는 점에서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수정전망에서 "물가가 어느 정도 안정된 상황에서 금리도 정상화된다면, 불필요한 내수 부진이 해소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 부진 등의 경기 상황으로 본다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시점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0.50%p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점도 이른 금리 인하에 힘을 싣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중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연다.
반면 최근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들썩이고 있는 점은 금리 인하에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주요 수출국인 미국 경기도 성장률의 주요 변수로 거론된다. 최근 미국 경기의 침체 가능성 등으로 금융시장이 출렁인 바 있다. 다만 실제 미국 경기가 급락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많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금리 인하 시점이 많이 늦어지거나 미국 경제가 정말 침체에 빠진다면 수출이 잘 안될 것"이라며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은 크게 높아진다"고 말했다.

encounter2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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