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인터뷰…"1기 신도시만큼 재건축 기간 추가 단축"
연합뉴스와 인터뷰…"주택공급은 공공의 영역"
"재건축특례법, 정치쟁점화 가능 대목 모두 뺄것…샅바 안잡히도록"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박초롱 기자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 내 도심 주택공급의 주요 수단인 재건축에 걸리는 기간을 지금의 14년에서 궁극적으로는 6년까지 줄여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 내 일반 재건축 아파트도 1기 신도시 등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적용을 받는 곳과 다름없는 속도로 재건축을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재건축·재개발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공공이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 장관은 지난 9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초기 단계 절차를 확 줄인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을 통한 재건축 기간을 6년 정도로 본다"며 "노후계획도시를 6년 만에 재건축하고 일반 아파트는 8∼9년 만에 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 내 재건축 사업 기간은 통상 안전진단에서 준공까지 15년가량이 걸린다.
안전진단에 1년 정도가 걸리기에 정비계획 입안 제안부터 준공까지 기간으로 따지면 14년이 소요된다.
국토부는 앞서 발표한 '1·10 대책'에서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도 재건축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하는 '재건축 패스트트랙' 도입으로 기간을 3년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내놓은 '8·8 대책'으로는 '재건축·재개발 특례법'을 제정해 인허가 절차를 통합·간소화하는 등의 방안으로 재건축 기간을 3년 더 단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지금은 '안전진단→정비계획 수립·정비구역 지정→추진위원회 설립→조합설립인가→사업시행인가→관리처분인가→착공→준공'의 8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이를 5단계로 대폭 줄인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14년이면 갓 태어난 아기가 중학교에 다닐 나이가 되는 시간"이라며 "이렇게 해서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공공이 필요한 부분에 적절히 개입해 절차를 단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택공급은 공공의 영역"이라며 공공의 개입·조정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분쟁이 생기면 '당사자끼리 해결해오라', '절차를 거쳐오라'고 맡겨두는 게 아니라 정부가 개입해 끌고 가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뜻이다.
정부가 특례법 제정까지 추진하는 것은 서울 도심에 신축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이 재건축·재개발 외엔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부 계획대로 재건축 절차를 조정하려면 야당의 동의를 얻어 도시정비법 개정과 특례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1·10 대책' 이후 제출한 도시정비법 개정안은 21대 국회 종료로 폐기된 후 22대 국회에 다시 제출된 상태다.
박 장관은 "특례법을 만들 때 혹여라도 정치 쟁점화될 수 있는 부분은 다 빼겠다"며 "절차를 간소화하고, 공공이 문제 해결을 지원하는 내용만 넣어 정치적 이슈로 잡힐 샅바 자체가 없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건축 절차 단축을 위한 법안은 지역 개발에 관한 것이기에 노후계획도시 특별법과 철도지하화 특별법처럼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낙관했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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