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 방지책 찾아라…車업계, '전기차 포비아' 불식 주력

입력 2024-08-11 08:50  

전기차 화재 방지책 찾아라…車업계, '전기차 포비아' 불식 주력
배터리 제조사 공개·이상징후 모니터링…현대차, 지자체와 협력도 강화
정부, 車업계와 '전기차 화재' 대책 공유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임성호 이승연 기자 = 최근 아파트 등에서 전기차 화재가 잇따르는 가운데 정부에 이어 자동차업계도 방지 대책을 내놓으며 소비자 불안감 해소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홈페이지에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한 데 이어 배터리 이상 징후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화재 위험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할 방침이다.
KG모빌리티(KGM)와 수입차 업체들도 국토교통부 등과의 협의 아래 대책을 강구 중이다.
90% 이하로 충전을 제한한 전기차만 지하 주차장에 출입하게 하는 등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대응이 나오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예방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 제조사공개·배터리모니터링 강화…국토부 회의서 대안 논의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9일 현대차 10종과 제네시스 3종 등 총 전기차 13종에 탑재된 배터리의 제조사를 밝혔다.
중국산 CATL 배터리가 탑재된 코나 일렉트릭을 제외하곤 현대차 전기차에는 모두 국내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 또는 SK온의 제품이 장착됐다.
현대차는 전기차 출시 당시에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고, 소비자 문의 시에도 제조사를 밝히고 있다. 다만 최근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화재 이후 배터리 제조사 관련 문의가 쇄도해 선제적으로 정보를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아도 조만간 전기차 배터리 정보를 홈페이지 등을 통해 밝힐 계획이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화재로 소비자 불안감이 커지는 것과 관련, 고객 우려 불식 차원에서 지자체 등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배터리 과충전을 화재 원인으로 보고 있는 만큼 배터리 이상 징후 모니터링 시스템과 과전압 진단 등의 기능을 통해 과충전에 따른 화재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기아 EV3,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아이오닉7 등이 줄줄이 출격을 대기하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안전 부문에선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모습이다.



수입차를 비롯한 다른 자동차업체들도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이들은 오는 13일 국토교통부의 전기차 안전 점검회의에서 배터리 정보 공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각자의 대책을 공유할 예정이다.
앞서 국토부는 인천 벤츠 화재 이후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제조·수입차 업체에 배터리 제조사 공개에 대한 입장을 사전 타진했고, 이번 회의는 업체들의 입장을 밝히는 자리로 마련됐다.
다만 수입차 업체들은 제조사가 아닌 판매 자회사로 본사와의 협의가 필수인 만큼 현대차·기아와 같은 빠른 대응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부품 공급사는 원래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이 본사 입장이라 공개 여부를 우리가 결정할 수는 없다"며 "한국에서 전기차 화재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본사에 전달했고, 한국법인 자체적으로도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 완충·지하 충전 제한 검토…"스프링클러 잘 작동했다면"
자동차업계와 함께 정부도 속속 대책을 내놓고 있다.
가장 먼저 행동에 나선 것은 서울시로, 서울시는 다음 달 말까지 '공동주택 관리규약 준칙'을 개정해 공동주택 지하 주차장에 90% 이하로 충전을 제한한 전기차만 출입할 수 있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 산하 정부청사관리본부도 '2024년 정부청사 전기차 충전기 확충사업' 내용을 변경해 지하에 설치가 예정됐던 전기차 충전기 일부를 지상으로 옮기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세종청사 지하에 전기차 충전기 50기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은 지상에 12기를 만드는 것으로 갈음됐다. 이외 지방청사 지상에 50기를 설치하는 계획은 유지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완충이나 지하 주차장 충전을 제한하는 것은 기술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기존 차량 소프트웨어에 위성항법시스템(GPS)으로 실내 여부를 파악하고, 실내 충전 목표량을 90%로 제한하는 기능을 추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도 이와 관련, "현재도 차량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을 통해 충전량을 50%에서 100%까지 조절할 수 있는데 전기차 소유주가 희망할 경우 90% 충전량을 디폴트(기본값)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며 "차량과 연동된 핸드폰 애플리케이션에서 충전 제한을 설정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전기차가 화재에 취약하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고, 지하 주차장 소방설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방청에 따르면 2021∼2023년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화재는 각각 1만933건, 139건이었다. 특히 지난해 기준 1만대당 화재 건수는 내연기관차가 1.9건, 전기차는 1.3건으로 집계됐다. 내연기관차 화재 발생률이 전기차보다 더 높은 것이다.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와 미국교통통계국(BTS)이 분석한 지난해 차종별 화재 발생률을 보면 하이브리드차가 1만대당 347.45대로 가장 높았다. 내연기관차가 1만대당 152.99대로 뒤를 이었고, 전기차는 1만대당 2.51대로 가장 낮았다.
전기차 충전플랫폼 차지인 최영석 대표는 "배터리 열폭주에 따른 화재는 일반 화재처럼 물로 진압이 된다"며 "전기차와 관계없이 지하 주차장에서 스프링클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화재 확산은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viv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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