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등판에 갈피 못잡는 트럼프…"'헛발질' 연속 최악의 3주"

입력 2024-08-11 13:01  

해리스 등판에 갈피 못잡는 트럼프…"'헛발질' 연속 최악의 3주"
상대후보 조롱으로 역풍 자초·언론 조명도 빼앗겨…캠프는 자책골
'이상하다' 프레임 갇히며 지지율 역전…트럼프 캠프 "분위기 곧 바뀔 것"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등판한 이후 적절한 대응 방안을 찾지 못하고 헛발질만 거듭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시절에는 지지율 면에서도 앞서며 승기를 잡은 듯 보였지만 해리스 부통령으로 후보가 교체된 이후 급변한 상황에 맞춰 제대로 된 유효타를 날리지 못한 채 실수만 연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10여명과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보도했다.
NYT는 민주당이 대선 후보를 해리스 부통령으로 교체한 이후 3주간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레이스 기간 중 '최악의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선거 캠프는 해리스 부통령이 등판한 이후 3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어떤 메시지로 유권자들을 공략할지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초기에는 해리스 부통령을 '웃음이 헤픈(Laffin') 카멀라'라고 부르며 조롱했다가 '미쳤다'(crazy)고 원색적인 비난도 퍼부었다.
그러나 웃음이 헤프다는 비하 발언은 오히려 인터넷상에서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으로 변하면서 해리스에 대한 호감도를 끌어올리는 효과만 낳았다.
지난달 31일 전미흑인언론인협회(NABJ) 초청 토론에서 내놓은 인종차별적인 발언도 자멸적인 시도로 평가된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을 인도계 혈통이라고만 홍보하던 해리스 부통령이 갑자기 흑인으로 정체성을 바꿨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흑인 표심 결집을 차단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됐지만, 이후 흑인 무슬림 단체와 미국 최대 라틴계 단체 등이 해리스 지지 선언을 하면서 원했던 결과를 얻지 못한 모양새다.
러닝메이트인 J.D.밴스 연방 상원의원의 과거 발언도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밴스 상원의원은 과거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 등을 자식이 없는 '캣 레이디'(childless cat lady)라고 겨냥했는데, 최근 이 발언이 다시 알려지면서 공들여오던 여성 유권자층에서 강한 역풍을 맞았다.
캠프 내에서 자책골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25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좌관인 나탈리 하프는 카지노 재벌인 미리엄 애덜슨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으로 분노 섞인 문자를 날렸다.
애덜슨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수천만 달러를 기부해온 후원자 중 한명으로 이 일로 향후 기부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게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치 인생에서 처음으로 경쟁자에게 언론의 주목도 빼앗겼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해리스 부통령에 관한 기사를 더 많이 쏟아내고 있으며, 내용도 대부분 긍정적인 것이었다.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여론조사 추이도 뒤집히고 있다.
NYT와 시에나대가 지난 5∼9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3개 경합 주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차범위 안이기는 하지만 앞섰다.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이 최근의 선거 판도 변화로 그가 얼마나 곤혹스러워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중도 하차 결정을 후회하고 되돌리고 싶어 한다는 등의 근거 없는 발언을 내놓았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이런 상황에 지지층 사이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외부 고문 등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이런 식의 원색적인 공격은 위험하며 정책적 차별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전히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캔터 피츠제럴드의 최고경영자(CEO)인 하워드 루트닉 집에서 열린 만찬 당시 상황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날 만찬에서 참석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그가 일련의 실수들 이후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원했지만, 그는 2020년 대선을 도둑맞았다는 등의 과거 주장을 반복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흑인 정체성에 대한 공격에 대해서도 "내가 옳았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고 민주당에 뺏긴 스포트라이트를 어떻게 되찾아올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도 제대로 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비난만 되풀이했다.
민주당이 씌운 '이상하다'(weird)는 프레임에서 어떻게 벗어날 계획인지에 관한 질문에도 "내가 아니라 밴스에 대해서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캠프의 여론조사 전문가인 토니 파브리치오는 민주당이 전당대회 전까지 몇 주간 더 좋은 시간을 보내겠지만 이후 여론조사 수치가 뒤집힐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권자들이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더 알게 되고 바이든 행정부에서의 역할 등을 깨닫게 되면 지지율이 뒤집히리라는 것이다.
브라이언 휴스 트럼프 선거캠프 선임고문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기는 캠페인을 지속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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