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기관 '사자'…지난주 증시 떠받친 개미와 '바통 터치'
반도체주 반등…15일 美 실물지표로 회복 지속성 가늠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지난주 폭락한 국내 증시에서 매도 폭탄을 쏟아낸 외국인과 기관이 12일 약 1주일 만에 '사자'로 돌아서며 증시 반등에 힘을 실었다.
지난주 저가 매물을 사들이며 지지선을 구축한 개미들은 되돌아온 큰손과 '바통 터치'를 하며 숨 고르기를 하는 모습이다.
이날 코스피는 1.15% 오른 2,618.30을 기록한 가운데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764억원을 순매수하며 지난 9일(17억원) 강보합에서 순매수로 방향을 틀었다.
외국인은 코스피가 3.65% 급락한 지난 2일 8450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8.77% 폭락한 지난 5일에는 1조5천200억원을 순매도하며 패닉셀(투매) 양상을 보였다.
다음날부터 증시가 회복세를 보였음에도 외국인은 6~8일 연사흘 합계 7천억원 넘게 매도 우위를 보이면서 지수의 반등을 제한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SK하이닉스[000660](803억원 순매수), 삼성전자[005930](354억원)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에 따라 반도체 밸류체인이 강세를 보이면서 의료정밀(3.94%)과 기계(2.77%), 전기전자(1.63%) 등 업종이 코스피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침체 우려를 덜어내며 외국인과 기관 순매수세가 유입됐다"며 "외국인 수급이 전기전자 대형주에 집중되는 등 전주 하락세가 두드러진 반도체 기술주의 되돌림 현상이 나타났다"고 풀이했다.
이날 공개된 8월 초순 우리나라 수출이 16.7% 증가한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42.1% 증가한 것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기관도 지난 9일 347억원 순매수를 기록한 데 비해 4배가 넘는 1천473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기관 역시 지난 2일과 5일 합계 1조원 넘게 주식을 순매도하는 등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6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온 바 있다.
이날은 현대로템[064350](246억원), 한국가스공사[036460](174억원), LG에너지솔루션[373220](131억원), 셀트리온[068270](126억원)을 집중 매수했다.
전주 증시의 하단을 지지한 개인들은 지난 9일부터 매도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지난 2일과 5일 폭락장에서도 이틀 연속 일일 1조6천억원 이상 주식을 사들인 개인은 지난 8일까지 5일 연속 매수세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외국인과 기관의 복귀 조짐이 나타난 지난 9일 376억원에 이어 이날은 2천43억원을 순매도했다.
다만, 아직 본격적인 투심 회복을 낙관하기엔 큰 손들의 매수세가 1천억원 안팎으로 크다고 볼 수는 없다.
시장은 폭락을 부른 미국 경기침체 공포와 엔캐리 트레이드(저리의 엔화를 빌려 고가치 자산에 투자) 청산에 따른 불안을 완전히 떨치지 못한 채 15일 예정된 미국 산업생산·소매판매 등 실물 경제지표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이경민 연구원은 "이들 지표에서 나타나는 미 경기 상황 해석에 따라 증시 회복 추세의 지속 가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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