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수출 활성화 기대"…"신약 출시까지는 아직 먼 길"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임상 1상 시험 승인 건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임상 1상은 약물의 안전성 등을 평가하는 첫 단계라는 점에서 제약·바이오 업계의 신약 개발 움직임이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신약 출시까지는 아직 거쳐야 할 관문이 많다는 한계도 지목된다.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올해 들어 승인 완료된 임상 1상 시험은 총 82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총 15건, 2022년 총 2건이 승인 완료된 것과 비교해 각각 5.5배, 40배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이달로 범위를 좁히면 약 2주 만에 임상 1상 시험 총 9건이 승인됐다.
대웅제약[069620]은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DWN12088'의 피내 주사 투여 후 안전성, 내약성(환자가 부작용을 견뎌낼 수 있는 정도) 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DWN12088는 앞서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다.
휴온스랩은 유전자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HLB3-002'의 약물 알레르기 등을 검토하기 위한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히알루로니다제는 피부 속 히알루론산층을 녹이는 효소다.
리젠이노팜은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 후보물질 'LPH105' 스프레이의 안전성 및 내약성을,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UI059'와 'UIC202201' 경구 투여 시 안전성, 약동학(약물의 흡수·분포·대사 등) 등을 비교 평가하기 위한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업계에서는 임상 1상 승인 사례가 증가하는 것이 신약 개발에 있어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신약 개발 과정 등을 데이터로 증명할 수 있는 수준에 오른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해외 제약·바이오 기업과의 협력 및 라이선스 아웃(기술 수출)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임상 1상 승인을 받는다고 해도 신약 개발까지는 갈 길이 먼 게 현실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의약품 후보물질이 임상 1상을 통과해 신약 허가 승인에 도달하는 비율은 평균 9.6%에 불과하다. 임상 2상을 거쳐 3상에 착수하더라도 신약 허가 신청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60%가 되지 않는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임상 1상에서 안전성 등 평가를 통과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데 이때 관련 지표를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인체를 대상으로 하는 시험인 만큼 변수가 많고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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