팁 면세에 자녀 공제 확대 등 재원 대책 없이 선심성 공약 남발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초박빙 대결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포퓰리즘성 공약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의 국가부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별다른 재원 대책 없이 고령자나 서비스직 노동자, 자녀가 있는 유권자 등을 겨냥해 잇따라 감세 내지 면세 정책을 내놓고 있어서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합주 가운데 한 곳인 네바다주를 겨냥해 각각 팁에 대해서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나란히 밝힌 상태다.
요식업 노조 등의 요구 사항인 '팁에 대한 면세'(No tax on tips)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월에 먼저 공약으로 채택했으며 해리스 부통령도 최근 같은 공약을 밝혔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연방 소득세 부과만 면제되고 소셜시큐리티(노령연금) 및 메디케어(고령자 의료보험)를 위한 과세는 유지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보도했다.
팁에 대한 세금을 면제할 경우 10년간 트럼프 전 대통령 공약의 경우 2천500억달러(약 341조원) 정도 소요되며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이 절반 정도가 들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 세수 감소에 더해 고임금 근로자들이 보수를 팁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세금을 피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저소득 노동자에게는 도움이 안 될 가능성이 크다고 AP통신은 밝혔다.
제임스 하인스 주니어 미시간대 교수는 AP통신에 "납세자들이 자신들의 변호사들에게 자신들의 임금을 팁으로 분류하도록 압력을 행사할 것"이라면서 "개별적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법의 악용을 완전히 방지하는 규칙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상원의원은 자녀 1인당 세액 공제 규모를 5천달러로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이른바 '무자녀 캣 레이디' 발언에 대해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 정책은 현재 공제 규모보다 3천 달러가 더 많고 바이든 정부가 제안한 것보다도 크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 공약을 시행하려면 향후 10년간 2조달러(약 2천734조원)의 재원이 필요하다.
이 공약은 또 공화당의 기존 입장과도 상충하는 것이다. 이달 상원에서 유사 법안이 표결됐을 때 공화당에서는 3명만 찬성했다.
나아가 소득 제한 없이 자녀 세액 공제를 해주는 이 공약이 시행될 경우 애초 빈곤 방지를 위해 설계된 세금 공제 조항을 통해 중산층과 고소득층 가정이 더 혜택을 받게 되는 문제가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소셜시큐리티에 대한 과세를 완전히 종료하는 공약도 제안한 상태다.
현재는 저소득 노인들에게만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공약에는 1조8천억달러(약 2천460조원)의 재원이 필요하며 궁극적으로 소셜시큐리티 기금 자체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때 65세 이상의 유권자 그룹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을 5%포인트 차로 이겼다.
그러나 최근 뉴욕타임스(NYT)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65세 이상 노인 유권자를 대상으로 박빙 대결을 벌이고 있다.
한편 미국은 지난달 29일 국가 대차대조표 일일 보고서에서 총부채가 처음으로 35조달러(약 4경8천496조원)를 돌파했다.
국가 부채의 가장 큰 원인인 사회보장 및 메디케어 삭감에 대해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반대하고 있으며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유세 과정에서 재정 적자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NYT는 지난달 말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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