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본토 74개 마을 점령"…러는 "격퇴 작전 중"

입력 2024-08-14 04:00   수정 2024-08-14 16:21

우크라 "러 본토 74개 마을 점령"…러는 "격퇴 작전 중"
쿠르스크서 8일째 교전…美싱크탱크 "서울 1.3배 면적 장악한 듯"
우크라 "평화 회복 동의" 압박…러 병력 보강 정황



(모스크바·베를린=연합뉴스) 최인영 김계연 특파원 =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13일(현지시간) 접경지역인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에서 8일째 교전을 벌였다.
우크라이나는 74개 마을을 점령했다며 러시아가 '공정한 평화'에 동의하면 본토 공격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는 격퇴 작전 중이라며 우크라이나군을 자국 영토에서 무력으로 몰아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 "3㎞ 추가 진격"…러 "적군 쫓겨나는 중"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저녁 연설에서 쿠르스크의 마을 74곳을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하루 동안 3㎞를 진격해 러시아 영토 40㎢를 추가로 장악했다고 말했다.
시르스키 사령관은 전날 1천㎢를 통제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반면 알렉세이 스미르노프 쿠르스크 주지사 대행은 전날 우크라이나군이 40㎞ 전선을 따라 12㎞까지 진입했고 28개 마을을 통제하고 있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AFP통신은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최소 800㎢(서울 면적의 1.32배) 통제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 시도를 계속 격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24시간 최대 420명의 병력을 잃었고 지난 6일 쿠르스크 기습 이후로는 2천30명의 병력 손실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전날 오브시 콜로데지 등 3개 마을 주변에서 우크라이나군이 기갑 이동부대로 러시아 영토 깊숙이 침투하려는 시도를 저지했고 마르티놉카 마을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격퇴했다고 설명했다.
쿠르스크 국경 너머 우크라이나 수미에서 대기하던 우크라이나 예비군도 타격했고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던 스타링크 통신 시설을 포획하기도 했다고도 했다.
압티 알라우디노프 체첸공화국 아흐마트 특수부대 사령관은 "러시아군이 쿠르스크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며 적군이 점령하던 곳에서 쫓겨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 "평화 회복 동의하라" 압박
헤오르히 티크히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쿠르스크를 차지하는 데 관심이 없지만 우리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싶다"며 "러시아가 공정한 평화 회복에 빨리 동의할수록 우크라이나 방위군은 러시아 본토 공격을 빨리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전날 쿠르스크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자국 수미 지역이 올해 6월 이후 2천100차례 가까이 공격당했다며 이번 작전이 자국민 보호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자국이 내세우는 '평화 공식' 중 에너지 안보 분야를 논의할 주제별 회의를 이달 중 화상으로 개최하겠다고 알렸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고문은 국영TV에 출연해 러시아를 평화회의에 강제로 참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에 단순한 요구는 효과가 없다. 강압적 수단만 효과가 있다. 강압의 방법 중 하나는 전장에서의 행동"이라며 이번 작전을 협상 지렛대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저녁 연설에서 자국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음을 거듭 입증했다며 "성과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국경 지역에서 러시아 군대가 더 많이 파괴될수록 평화와 진정한 안보가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본토 공격으로 양국 협상은 더 멀어졌다는 입장이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우크라이나가 협상 우위를 위해 도발한 것이라며 "민간인과 민간 인프라를 공격하거나 원자력발전소 시설을 위협하는 자들과 무슨 협상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날은 러시아 대외정보국(SVR)이 성명을 내고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 국경을 훨씬 넘어 상황을 악화할 수 있는 미친 조치들을 하고 있다"며 미국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교체하는 방안을 작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러 본토 교전 장기화하나…러 병력 보강
우크라이나는 교전 격화와 후방 공격에 대비해 이날부터 수미 북부 국경 20㎞ 이내에서 민간인 이동을 제한했다. 쿠르스크에서는 참호를 파고 진지 구축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교전 장기화를 준비하는 분위기다.
우크라이나는 본토 공격으로 기존 전선의 러시아군 병력을 분산시켜 수미와 도네츠크 등 접경지역 자국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군이 쿠르스크에 병력을 보강하는 정황도 포착됐다.
타스통신은 러시아가 통제 중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의 항공정찰·공격 드론 부대가 본토 전투를 지원하기 위해 쿠르스크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라우리나스 카스추나스 리투아니아 국방장관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러시아 병력이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에서 쿠르스크로 이동 중이라고 말했다. 칼리닌그라드와 쿠르스크는 벨라루스를 사이에 두고 직선거리로 최소 950㎞ 떨어져 있다.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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