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고위 당국자들 "가자 휴전만이 이란 대응 늦출 수 있어"

입력 2024-08-14 09:20   수정 2024-08-14 09:21

이란 고위 당국자들 "가자 휴전만이 이란 대응 늦출 수 있어"
"협상 실패 또는 지연시 헤즈볼라 등과 직접 공격 나설 것"
"이란, 미국 등 서방과 보복 조정 방법 논의중"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이란 고위 당국자들이 가자지구 휴전만이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대응을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의 고위 당국자인 3명의 소식통은 이번 주 재개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서 도출되는 합의(deal)만이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직접 보복을 자제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지난달 31일 자국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되자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고 보복을 예고해왔다.
소식통 중 한 명인 이란의 고위 안보 당국자는 이란은 가자지구 협상이 실패하거나 이스라엘이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판단될 경우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 중동 내 동맹들과 함께 직접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소식통들은 이란이 대응에 앞서 휴전 협상을 얼마나 지켜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란 유엔대표부는 앞서 9일 성명에서 "우리는 우리의 대응이 (가자지구에서의) 잠재적 휴전을 저해하지 않을 시점과 방식으로 실행되길 희망한다"면서 가자지구 휴전 협상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들은 이란이 최근 며칠간 보복을 조정하는 방법에 대해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의 집중적인 대화에 관여해왔다고 전했다.
튀르키예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미국이 동맹국에 이란이 긴장을 완화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가자 휴전협상은 미국, 이집트, 카타르 등의 중재로 오는 15일 재개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나, 하마스는 참여를 거부하고 기존에 논의된 휴전안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이란에 거주하는 정치분석가 사에드 레이라즈는 그간 가자 휴전 절차에 관여하지 않았던 이란 지도자들이 입장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란 지도자들이 "인센티브를 얻고, 전면전을 피하고, 지역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가자 휴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준비가 되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타결될 경우 이란이 보복 공격을 보류(hold off)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것이 내 예상"이라고 말했다.
이란의 소식통들은 이란이 이번 휴전 회담에 대표를 파견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회담에 직접 참여하기보다는 미국과 외교 라인을 유지하기 위한 막후 논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란 유엔대표부는 로이터에 이란이 휴전 회담에 대표를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의 당국자들도 이번 휴전 회담에서의 이란의 간접적인 역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헤즈볼라와 가까운 두 명의 소식통은 이란 당국이 휴전 협상이라는 '기회'를 부여하겠지만, 보복하겠다는 의지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withwi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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