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메이플 확률조작' 피해자에게 "넥슨캐시 지급하라"

입력 2024-08-14 12:00   수정 2024-08-14 13:26

소비자원, '메이플 확률조작' 피해자에게 "넥슨캐시 지급하라"
집단분쟁조정서 레드큐브·블랙큐브 사용액 각 3.1%·6.6% 보상 결정
5천여명 보상액 11억원 상당…80만명 대상으로 확대하면 217억원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넥슨코리아의 메이플스토리 게임 유료 아이템 확률 조작으로 피해를 본 이용자들에게 사용액의 일정 비율을 현금 환급이 가능한 넥슨캐시로 보상하라는 집단분쟁 조정 결과가 나왔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넥슨이 집단분쟁 조정에 참여한 메이플스토리 아이템 구매자 5천여명에게 레드큐브 사용액의 3.1%와 블랙큐브 사용액의 6.6%를 현금 환급이 가능한 넥슨캐시로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14일 밝혔다.
피해자가 조정 결과 받은 넥슨캐시를 현금으로 환급할 때 환급 수수료(10%)도 면제해줘야 한다.
분쟁조정위는 넥슨이 확률형 아이템 확률을 이용자들에게 적절히 고지하지 않고 임의로 변경했으며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거액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해 이용자들의 경제적 손실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개인별 보상액 산정 시 넥슨이 2021년 5월 자체 보상한 금액의 70%는 공제했다. 이는 사업자의 자발적 보상을 장려하기 위한 조치이다. 당시 넥슨은 현금 환급이 안 되는 넥슨캐시로 보상한 만큼 70%만 공제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보상액 산정 근거에 대해 "조정의 특성상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 어렵지만 해당 게임 아이템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그 정도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월 5일 공정위는 넥슨이 큐브의 옵션별 출현 확률을 처음에는 균등하게 설정했다가 2010년 9월부터 선호도가 높은 인기 옵션이 덜 나오도록 확률 구조를 변경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16억여원을 부과했다.

소비자원은 지난 2월 21일∼3월 4일 유료 아이템 집단분쟁 조정 신청을 받고 4월 29일 조정 절차 개시 결정을 내렸다.
분쟁조정위는 지난 6월부터 세 차례의 분쟁조정 회의를 통해 조정안을 마련했다.
이번 집단 조정에는 5천804명이 참여했으나 민사소송을 제기한 10명과 조정 참여 신청을 취하한 21명을 제외한 5천733명이 조정 결정의 대상자이다.
넥슨과 피해자 양측이 위원회의 조정 결정을 수락하면 아이템 사용 여부 확인 불가자 99명을 제외한 5천674명에게 11억원 상당의 보상이 이뤄지게 된다.
1인당 평균 약 20만원이며 피해 최고 보상액은 1천만원가량이다.
이는 넥슨이 자체 보상한 금액의 70%를 공제하고 피해자가 실제 받을 금액이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이용자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이번 조정절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전체 이용자에 대한 보상 의사도 표명했다.

분쟁조정위는 넥슨이 조정안을 수락하는 경우 넥슨으로부터 보상계획서를 제출받아 조정절차에 참여하지 않은 이용자들에 대해서도 보상이 이뤄지도록 관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경우 소멸시효가 지난 피해자도 포함한다.
만약 메이플스토리 게임 전체 이용자 80만명을 대상으로 보상이 이뤄질 경우, 총보상액은 217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는 공정위 과징금 116억원보다 많다.
또 2007년 소비자 집단분쟁조정 제도가 도입된 이래 최대 규모의 분쟁 해결 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분쟁조정위는 소비자원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인별 보상금액과 결정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당사자가 조정 결정을 수락하면 조정은 성립되고 확정판결과 동일한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발생한다.
조정 결정을 수락하지 않는 경우 15일 이내에 그 의사를 위원회에 통보해야 하며 별도의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변웅재 위원장은 "이번 조정 결정이 게임 소비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실질적인 권리 구제가 이뤄지는 좋은 선례가 되길 희망한다"며 "넥슨은 이번 집단 분쟁조정 사건을 계기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해 우리나라 게임 산업 발전에 더욱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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