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휴전 최대 걸림돌은 네타냐후와 신와르"

입력 2024-08-16 11:30   수정 2024-08-16 16:46

"가자지구 휴전 최대 걸림돌은 네타냐후와 신와르"
각각 이스라엘·하마스 이끄는 강경파…"전쟁 종식 꺼려"
네타냐후 극우연정 '하마스 궤멸' 목표…"신와르는 자신이 유리 판단"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중동 지역 확전 여부를 가르는 중대 분수령이 될 가자지구 전쟁 휴전 협상이 1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재개됐지만 타결 전망은 불투명하다.
미국과 카타르, 이집트 등 휴전 협정을 끌어내려는 중재국들의 노력에도 협상의 양축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타협 의지에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몇 달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야히야 신와르 하마스 수장이 휴전 합의를 거부해왔다고 협상 관계자 등을 인용해 전하며 이들을 이번 협상의 최대 장애물로 지목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신와르가 모두 강경파라는 공통점이 협상을 어렵고 복잡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궤멸 목표를 고수하고 있으며, 이스라엘 정부 안에서도 이런 그가 휴전 의지가 있는지 의문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된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후임인 신와르는 이번 협상에 하마스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다. 다만 추후 참여 여지는 남겨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 대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 "네타냐후, 협상팀에 적대적"…극우 연정도 영향
가자지구 전쟁의 목표로 하마스 격퇴를 고수하는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몇 달간 협상에서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고, 이를 언론에 유출하고, 자국 협상팀 운신의 폭을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 때문에 협상팀원들이 그만두는 것까지 고려했다고 WSJ은 아랍 중재국과 전직 협상가를 인용해 전했다.
전직 협상가는 "그(네타냐후 총리)가 우리에게 적대적이라고 항상 느꼈다"며 "그가 없었다면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았을 것이라고 매우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 이스라엘 당국자에 따르면 이번 협상을 하루 앞둔 14일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군대가 이집트와 가자지구 사이 국경 완충지대인 필라델피아 회랑에 주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이스라엘 안보기관의 입장과 어긋나는 것은 물론 협상안에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가자지구 철군을 담아야 한다는 하마스의 요구에도 맞서는 것이다.
이스라엘군 내부에서는 하마스를 상대로 완전한 승리를 거두겠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목표는 현실적이지 않으며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들의 송환 협상이 더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최근 의회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다가 총리실과 설전을 벌였다.
네타냐후 총리가 집권 연정을 유지하기 위해 극우 장관들에 의존하는 것도 협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과 이타마르 벤그리브 국가안보부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들이 반대하는 조건으로 휴전에 동의하면 연정을 탈퇴하겠다고 경고했다.


◇ "'10·7 기습공격' 신와르, 휴전 미온적…하마스 유리 판단"
가자지구 지하터널에 숨어 하마스를 이끄는 것으로 알려진 신와르 역시 휴전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사고 있다.
협상 중재국들에 따르면 신와르는 아직 전쟁을 끝내는 것을 꺼리는 등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 5월 하마스의 해외 정파가 휴전과 인질 협상에 유여한 입장을 보이는 등 하마스 내부에서도 균열이 나타났다.
그러나 지금은 신와르가 어떤 협상이든 최종 승인권을 쥔 정치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만큼 협상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와르는 가자지구 전쟁을 촉발한 지난해 10월 7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설계하고 주도한 인물이다.
당시 하마스의 공격으로 이스라엘인 1천200여명이 숨지고 250여명이 납치됐다. 납치된 인질 중 현재 생존자는 100명을 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와르는 이스라엘과의 협상에서 하마스가 우위에 있다고 믿는다고 이집트 당국자들은 말했다.
신와르는 가자지구 전쟁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사망한 것이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적 비난으로 이어져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 WSJ의 분석이다.
그는 가자지구 전쟁 중에 며칠씩 협상 중재국은 물론 하마스 지도부와 반복적으로 연락을 끊은 일이 있었으며 여기에는 내부에 스파이가 있다는 의심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신와르의 생각과 태도는 휴전 협상의 진전을 늦추거나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WSJ은 관측했다.
이스라엘군에서 정보 장교로 팔레스타인 문제를 담당했던 마이클 밀슈타인은 "둘(네타냐후 총리와 신와르) 사이의 아주 깊은 간극이 해소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ms123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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