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 과도정부, '전 정부 임명' 7개국 자국 대사 본국 소환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유엔이 최근 반정부 시위 유혈진압 과정에서 총리가 퇴진하고 해외로 도피한 방글라데시에 인권침해 조사단을 내주 파견한다고 일간 데일리스타 등 현지 매체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글라데시 과도정부 최고 고문(총리격) 공보실은 전날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지난 14일 무함마드 유누스 과도정부 최고 고문에게 전화를 걸어 이같이 밝혔다고 말했다.
유엔 측에 따르면 유엔이 방글라데시 내 인권침해 상황을 조사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보내는 것은 1971년 방글라데시 건국 이래 처음이다.
튀르크 대표는 통화에서 이번 시위를 '학생 혁명'이라고 표현하며 조사단 파견 방침을 알렸고 유누스 최고 고문은 사의를 표했다고 공보실은 전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 6월 법원의 독립유공자 후손 공직할당제 부활 결정으로 촉발돼 유혈 충돌로 이어졌고 300여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셰이크 하시나 총리가 지난 5일 사퇴하고 인도로 도피했으며 이후 들어선 과도정부는 정국 혼란 수습에 나서고 있다.
과도정부는 전날 하시나 정부 시절 임명된 대사 7명을 본국으로 소환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이들 대사는 미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독일, 아랍에미리트(UAE), 몰디브에 주재해왔다.
이번 시위를 주도한 대학생과 일부 야당 당원들은 전날 수도 다카에 있는 '국부'(國父)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 자택을 봉쇄했다.
이는 하시나 전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 아와미연맹(AL) 지지자들이 자택 경내로 몰려드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1971년 방글라데시 독립전쟁을 이끈 라흐만은 하시나 전 총리의 아버지로 그의 자택은 현재 박물관으로 개조됐다.
한편,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전날 미국과 인도 소식통을 인용해 인도 관리들이 1년 전부터 하시나 전 총리에 대한 미국 측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로비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납치와 살해 혐의를 받아온 방글라데시 경찰 부대에 제재를 가했고, 민주주의 훼손 및 인권 침해 행위에 관여한 방글라데시인들에 대해서는 비자를 제한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 정부는 하시나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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