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한 이란…담수 시설 파괴·사이버 공격 등 저울질 관측
확전 피할 보복 수위 '바늘에 실 꿰기'…가자 휴전협상이 변수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을 두고 이스라엘에 '피의 보복'을 공언했던 이란이 2주 넘게 보복에 나서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 북부 항구도시 하이파에 있는 민간 기반 시설 등이 이란의 보복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한 서방 당국자를 인용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방과 이스라엘의 당국자들은 시리아와 레바논, 예멘에 있는 이란 대리 세력들의 움직임을 추적하며 병력을 배치하는 등 이란의 여러 공격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서방 당국자는 이란의 보복 공격이 이스라엘 북부 항구도시 하이파에 위치한 민간 기반 시설을 겨냥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동시에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은 피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이란은 헤즈볼라 등 대리 세력을 동원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공격을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 당국자는 덧붙였다.
이란의 또 다른 보복 선택지로는 지난 4월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해 단행했던 드론 및 미사일 공격보다 더 강도 높은 공격을 하는 것 등이 꼽힌다.
당시 이란은 300여기가 넘는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으나 이스라엘의 방공망과 미국 등 서방 동맹국들의 전투기, 구축함 등에 대부분 격추당했다.
이란은 이번에 그때보다 더 광범위한 공격을 감행해 이스라엘의 담수 공장이나 원자로, 혹은 군 기지 등을 타격할 가능성이 있다.
혹은 미사일 등을 동원하지 않고 이스라엘을 겨냥해 사이버 공격을 할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처럼 이란이 여러 선택지를 두고 저울질 하고 있는 가운데 이란 입장에서 적절한 보복 수위를 찾는 것이 '바늘의 실 꿰기'처럼 쉽지 않은 일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지난 달 31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폭사하자 이스라엘을 그 배후로 지목하고 보복을 예고한 이란은 이스라엘과 전면전을 피하면서도 복수의 메시지를 명확하게 보여줄 적절한 수위의 보복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해왔다.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존 알터만 중동 담당 국장은 "이란에 있어서 이는 3차 세계 대전을 피하기 위한 '바늘에 실 꿰기'와도 같다"면서 "동시에 사람들에게는 이란이 충분히 위험하고 능력이 있으며 더 큰 힘이 있다고 생각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16일까지 이틀간 카타르 도하에서 가자지구 휴전 협상도 진행됨에 따라 이란이 협상 결과를 보고 보복 수위를 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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