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대만계 호텔 올림픽 만국기 장식에 오성홍기 없자 中누리꾼들 "불매 운동"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대만계 호텔 체인의 파리 지점이 올림픽을 맞아 선보인 올림픽 만국기 장식에서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빠진 일이 중국에서 해당 호텔 불매 운동 등 거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16일 대만 중앙통신사와 타이베이 타임스 등에 따르면 중국 인플루언서 장교관(張敎官)은 지난 13일 동영상 사이트 틱톡을 통해 파리 에버그린 로렐 호텔 로비의 올림픽 만국기 장식에서 오성홍기가 빠져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걸어달라고 요청했으나 호텔 측이 거부했다고 밝혔다.
영상에서 장교관은 자신이 가진 오성홍기를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호텔측은 매니저 허가를 받아야 하는 사항이며, 주말이라 매니저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장교관은 취소 수수료를 감수하고 해당 호텔 숙박을 취소하고 현장을 떠났다고 했다.
영상에는 또한 해당 호텔 중국인 요리사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와 대만인 총괄 지배인이 이전에 걸려있던 중국 국기를 제거하라는 지시를 직원들에게 내렸다고 주장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영상은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1억1천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중국 누리꾼들은 에버그린 호텔 체인에 대한 불매 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버그린 로렐 호텔의 대만인 매니저가 오성홍기를 없앴다'는 검색어는 한때 웨이보에서 인기 검색어 2위에 올랐다.
장교관은 후속 영상에서 운영팀을 만나기 위해 평일에 다시 그 호텔을 찾았으며, 로비 올림픽 장식에 걸린 국기들은 무작위로 선정된 것으로 중국 국기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또 호텔 매니저 중 한명은 로비 장식 권한은 호텔에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영상이 공개되며 중국에서 거센 논란이 일자 씨트립 등 여러 중국 여행사는 에버그린 로렌 호텔의 파리와 상하이 지점에 대한 예약 서비스를 중단했다.
결국 에버그린 호텔은 상하이 지점 홈페이지에 사과 성명을 올렸다.
호텔측은 국기 논쟁에 대한 대응이 완벽하지 못했다고 사과하면서 해당 사건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사람들 간 선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에버그린 그룹 창업자 고(故) 창융파 회장이 양안의 교역 협력에 평생을 헌신했다면서, 호텔은 창업자 뜻을 잇고 평화로운 양안 관계 건설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버그린 그룹은 세계 10대 선사 중 하나인 에버그린을 비롯해 에바항공과 호텔 등을 소유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불쾌감을 드러냈다. 전날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MAC)의 대변인인 량원제 부주임은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민족주의를 이용해 사업을 방해하고 온라인 트래픽을 올리는 행위는 중국을 위대하게 만들지 않고 국제사회의 반감을 키울 뿐"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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