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아기 확진…오염수로 전염되는 구시대병
8월 가자전역 접종계획 수립한 WHO "전투중단 필수"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11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보건 시스템이 붕괴한 가자지구에서 25년 만에 소아마비 환자가 발생했다.
16일(현지시간) AFP, AP 통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날 가자지구 중부 지역에서 백신을 맞지 않은 10개월 된 아기가 소아마비에 걸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의사들이 아기의 소아마비 증상을 의심한 후 아기의 대변을 요르단의 연구소로 보내 확진을 받았다고 보건부는 설명했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가자지구에서는 지난 25년간 소아마비 발병 사례가 없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7월 가자지구 채취한 하수 샘플에서 2형 변이 소아마비 바이러스를 발견했고, 감염병 확산 위험을 경고해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앞서 가자지구에서 8월 말부터 7일간 두차례 전투를 멈추고 64만명의 어린이에게 백신 접종을 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WHO와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가자지구 전역에서 10세 미만을 대상으로 경구용 소아마비 신약인 백신 2형(nOPV2)을 투여하는 접종 계획을 수립했다.
다만, 두 단체는 어린이가 안전하게 의료시설에 오거나 지역사회 복지 관계자들이 방문 접종을 하기 위해서는 전투 중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소아마비가 25년 만에 가자지구에서 번질 경우 주변국에도 위협이 될 것이라며 "휴전은 가자지구와 그 지역에서 공중 보건 안보를 보장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촉구했다.
소아마비 바이러스는 하수와 대부분 오염된 물을 통해 퍼지며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5세 미만 어린이가 주로 걸리지만 성인도 걸릴 수 있으며, 영구적인 근육 쇠약, 마비 등의 증상을 겪을 수 있다.
소아마비는 전 세계적인 예방접종으로 대부분의 나라에서 사라졌으나,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환자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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