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통신·요미우리 보도…내달 선거 앞두고 유력 정치인 움직임 주목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집권 자민당이 사실상 차기 일본 총리를 뽑는 총재 선거를 내달 27일에 치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17일 복수의 당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아울러 자민당은 선거 시작을 알리는 고시를 내달 12일에 해 선거 기간을 기존 12일에서 15일로 늘릴 방침이다.
자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대표 선출일이 다음 달 23일이라는 점과 홍보 효과 등을 고려해 오는 20일 총재 선거 일정을 이처럼 확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도통신은 "입헌민주당으로 향하는 관심을 (자민당으로) 돌리고, 선거 기간 확대로 정보 제공 기회를 늘려 파벌 비자금 사건으로 잃은 신뢰를 회복하려 한다"고 짚었다.
자민당 총재 선거 일정이 이같이 확정되면 내달 하순 미국 뉴욕 유엔 총회 연설은 불출마 의사를 표명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요미우리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퇴임을 앞두고 내달 22일부터 며칠간 미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재선 도전을 포기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 전임자인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도 2021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불출마 의사를 밝힌 뒤 미국을 방문해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협의체) 정상회의에 참석한 바 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기시다 총리는 앞으로도 전직 총리로서 외교면에서 활약하게 될 것"이라며 "퇴임 전에 각국 정상들과 인사해 두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요미우리에 말했다.
한편,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일본 언론은 출마가 점쳐지는 유력 정치인들의 움직임을 연일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힌 의원은 아직 없지만, 10여 명이 '포스트 기시다'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자민당 중견·신진 의원 지지를 받는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입후보에 필요한 의원 추천인 20명을 확보했다고 판단해 이르면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입후보 의사를 표명할 방침이다.
2021년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 총리에게 패했던 고노 다로 디지털상은 전날 자신이 속한 파벌 수장인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와 만나 출마 의사를 전했고, 아소 부총재가 이를 승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 54명이 속한 아소파는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에도 유일하게 해산하지 않은 파벌이다. 아소 부총재는 고노 디지털상에게 파벌 지지를 확실히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주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 기시다 총리가 이끌던 파벌인 '기시다파' 좌장이었던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후생노동상과 관방장관을 지낸 가토 가쓰노부 의원 등도 출마에 의욕을 나타내며 선거 준비에 들어갔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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