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제기구에 원전 도발 규탄 촉구…우크라 "거짓 선동, 공식 부인"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의 원자력발전소를 공격하면서 러시아 쪽에 책임을 돌릴 수 있게 꾸미는 위장 전술을 계획 중이라는 정보가 있다고 러시아가 주장했다.
러시아는 이런 계획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개입을 촉구했지만 우크라이나는 "거짓 선동"이라며 일축했다.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의 쿠르스크 원전 타격 계획에 관한 정보를 독립적인 경로를 통해 입수한 뒤 심각하게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 정보가 위장전술 계획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마치 러시아가 자국 원전을 타격한 것처럼 공습 현장을 꾸며내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는 것이다.
쿠르스크 원전 공습과 함께 그 책임을 러시아에 넘기면 우크라이나 역시 러시아가 점령 중인 자국 내 원전에 대한 공격을 정당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위장 전술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라고 러시아 국방부는 주장했다.
러시아는 국제사회가 개입하라고 압박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우크라이나가 현재 준비 중인 도발을 규탄할 것을 유엔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요청했다"며 "핵 안전사항을 어기는 일이 일어나면 유럽에서 대규모 재앙이 일어날 수 있다"고 논평을 냈다.
이날 러시아 원전 운영사인 로사톰의 알렉세이 리카체프 대표는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자국 내 핵 안전 우려 사항을 전달하고 쿠르스크 원전을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전했다.
반면 헤오르히 티크히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원전 공격 계획을 세웠다는 러시아의 주장은 제정신이 아닌 선동"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이런 허위 주장들을 공식적으로 부인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6일부터 기습 작전을 벌여온 러시아 쿠르스크주에는 원자력발전소가 있다.
러시아는 지난 8일 요격 당한 미사일 파편이 이 원전 부지에서 발견되는 등 우크라이나군의 공습으로 원전 안전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IAEA는 우크라이나 내 원전뿐 아니라 러시아의 쿠르스크 원전 역시 주변에서 적대행위가 발생하면 안 된다며 사고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을 양국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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