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 수출물량 t당 92.2달러…2022년 11월 이후 최저
세계 4대 철광석업체 시총도 1천억 달러 증발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중국의 부동산 경기침체로 세계적으로 철강 수요가 줄면서 철광석 가격도 올해 들어 3분의 1 이상 급락했다.
이에 따라 BHP, 리오틴토, 발레, 포테스큐 등 세계 4대 철광석업체들의 시가총액 약 1천억 달러가 사라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철광석 가격이 최근 2년 내 최저수준을 기록하면서 주요 광산업체들의 수익을 압박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원자재정보업체 아거스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로 수출되는 철광석 가격은 t당 92.2달러로, 2022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 t당 140달러가 넘던 것이 이제 생산 손익분기점으로 볼 수 있는 100달러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커먼웰스 은행의 광업 및 에너지 연구팀장 비벡 다르는 "시장에서는 철광석 가격이 당분간 t당 100달러를 넘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업체 바오우 스틸의 후왕밍 회장은 "철강 산업이 위기에 처해있으며, 2008년과 2015년의 침체 때보다 더 길고 더 춥고 더 어려운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철광석은 BHP나 리오틴토 등 세계 최대 광산업체들의 돈줄이었다.
하지만 구리 가격이 지난 5월 사상 최고치였다가 20%가량 떨어진 데 이어 철광석 가격마저 하락하면서 광산업체들은 타격을 입고 있다.
가격이 떨어지자 업체들은 생산량을 줄이기 시작했다.
호주와 브라질의 철광석 출하량이 7월부터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번스타인의 광업 애널리스트인 밥 브래킷은 "철광석 산업은 매우 구조화돼 있다"면서 "대형 글로벌 채굴업체들은 자체 공급망을 통제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석유 생산량을 조절하는 것처럼 시장에서 수요가 줄면 철광석 업체들도 생산 속도를 늦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부동산 시장의 지속적인 침체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가중시킨다.
중국에서는 지난 2년간 주택착공이 10% 이상 줄더니 올해 상반기에는 25%가 감소했다.
중국의 제철소들도 건설용 철강 공급 과잉으로 인해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생존을 위해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중국 철강 전문매체 스틸홈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BHP와 발레는 기록적인 양의 철광석을 생산했으며, 중국 항구에는 작년 이맘때 대비 28% 늘어난 1억 540만t의 재고가 쌓여있다.
중국 금속 데이터 제공업체 SMM의 철강 담당 신잉 야오 이사는 토지 매입부터 건설까지의 시간을 고려할 때 향후 12개월 동안 부동산 부문의 철강 수요가 개선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철광석 가격이 t당 90달러까지 내려갈 여지가 남아 있다"고 전망했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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